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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말바꾼 영풍-MBK, 공개매수가 상향…승자의 저주 현실화?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말바꾼 영풍-MBK, 공개매수가 상향…승자의 저주 현실화?

기사승인 2024. 09. 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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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만→75만원으로 매수가 상향
인수 성공시 엑시트 난항 전망
고려아연 사업 연속성에 영향도
사본 -고려아연 그랑서울
고려아연 그랑서울. /고려아연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 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격을 상향하며 초강수를 뒀다. 이번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응안이나, 되레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주가가 제자리를 돌아가면서 MBK로선 이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여기에 MBK가 입장을 시시각각 바꾸는 만큼 향후 고려아연의 사업 연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13.6%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동시에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당초 가격을 상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MBK 측 공언을 바꾼 것이다. 이에 최대 목표 물량인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14.61%) 기준 기존 공개매수 대금 부담이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늘어났다. 매수가를 대폭 올리면서 고려아연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해도 향후 막대한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 후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갈 경우, MBK로선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워질 수 있다. 분쟁 전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는 50만원 초반대였다.

또 일각에서는 MBK의 행보와 자금 부담이 추후 고려아연 사업 자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과정에서 썼던 각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려아연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비용이 향후 고려아연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가격을 올려 (인수에) 성공한다한들 마냥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공개매수 자체가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이어진다. 앞서 MBK는 지난해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인수 시도 당시, 목표가액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 지원에 경영권 방어가 가능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결국 최소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한 채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이번 사태 역시 추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 확보 전략에 따라 투자자들이 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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