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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오바마 대통령 전화 통화 의미는?(종합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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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6. 13. 07:53

방미 전격 연기, 충분한 이해 '공감대 형성'...최대한 빠른 시기 방미 재조정...수행 예정 경제인단, 당초 계획대로 미국 방문,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 협의...오히려 한미 '혈맹' 과시, 재확인 좋은 계기
[미공개사진] 마주보는 한미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10시 20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20여분 전화 통화를 통해 다시 한번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문에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했지만 당초 수행 예정이던 경제인단은 예정대로 미국을 찾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14~18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한 것에 대한 불가피한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고 충분한 이해를 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방미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초 수행 예정이던 경제인단이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해 경제 협력 활성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두 나라가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에 따른 윈윈 성과를 만들어낸 한미 원자력 협정이 조기에 서명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한미가 지난 4월 가서명한 새로운 한미원자력협정안을 재가했다. 이달 중으로 한미 고위급 간에 정식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당초 박 대통령이 방미하는 14~18일 시기에 맞춰 협정안에 정식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인해 방미가 전격 연기됨에 따라 따로 일정을 잡아 고위급 대표 간에 서명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서명 주체나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재조정돼 가급적 조기에 미국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미국에게 가장 높은 우선 순위(top priority)”이라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기후변화, 사이버 안보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한미간 파트너십 강화는 두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문제와 관련해 “올해 말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성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이 장기적 기후변화 목표치 결정과정에서 최대한 야심찬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이 처한 여건 속에서 최적의 국별 기여 공약(INDC) 제출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한국 경우 서비스 산업 비중이 높은 선진국들과는 달리 아직도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감축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인 목표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원전 2기 건설과 신재생 에너지 등 저탄소 에너지원 확대, 스마트 그리드, 친환경 에너지 타운, 제로 에너지 빌딩 등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를 절감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했으며 두 정상은 워싱턴에서 만나 공동 관심사에 대한 긴밀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긴급 통화를 통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한미 정상회담 연기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공감대를 이뤘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이번 메르스 발발에 따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이 도전을 조속히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께서 메르스 대응에 전념하기 위해 방미를 연기키로 한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판단과 리더십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가 편리하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방미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해 두었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를 걸어 어려운 시기에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 주고 방미 연기 결정을 이해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한미 동맹, 한반도 안정, 동북아 지역 정세, 두 나라 간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다”면서 “하지만 메르스 대응을 위한 중요한 시점에 대통령으로서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 부득이 미국 방문을 연기키로 결정하게 됐다”고 방문 연기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대처하고 있는 만큼 메르스가 조기에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어떤 감염 질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미국에 이어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 각료급 회의 계기에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국가 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원광대 초빙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관계와 북한 대응,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외교 안보적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에 처해 있어 한미 ‘혈맹’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메르스 사태 때문에 방미가 불가피하게 연기되는 과정에서도 한국과 미국 정부가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한미 동맹과 공조를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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