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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물러선 칠레 대통령…연금·임금 개선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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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민 기자

승인 : 2019. 10. 23. 14:17

피녜라 대통령 "시위대 요구 인식하지 못한 것 사과"
기초연금·보충연금 20% 인상안 발표
Chile Protests <YONHAP NO-1595> (AP)
22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고문을 당하고 숨진 칠레 음악가 빅토르 하라의 모습이 새겨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날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지하철 요금 인상을 취소한 지 5일째 되는 날이다./AP 연합
지하철 요금 인상에 연일 시위가 격화하는 칠레에서 정부가 시위대를 달랠 사회·경제책을 꺼냈다.

23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기초연금(PBS) 및 보충연금(APS)을 즉시 20%씩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내년과 내후년 7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연금을 추가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또 종전 월 30만1000페소(약 49만원)에서 인상된 35만페소(약 57만원)의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의료비 부담 축소 및 전기요금 안정화도 추진키로 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2일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축적된 문제에 대해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어 “국민의 메세지를 겸허하고 분명하게 들었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이 가계부담을 줄이고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재무부는 12억달러(1조4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재원 마련을 위해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구간을 신설, 40%의 세율을 적용하고 의원과 고위 공무원의 임금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칠레 정부는 출퇴근 시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30페소(약 50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잦은 공공요금 인상과 고물가에 불만을 쌓아온 시민들은 사회 불평등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격화한 시위는 지하철역 및 건물 방화, 상점 약탈로 이어져 15명의 사망자를 냈다.
성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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