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베트남 승객은 물론, 한국 승객 20명도 별도로 14일간 격리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갑작스레 격리된 한국 승객들을 두고, 주다낭 총영사관은 다낭시 당국과 보다 나은 시설의 호텔에 격리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 한국 언론은 “자물쇠로 잠긴 병동에 갇혀 있다”는 보도와 함께 “아침에 빵 쪼가리 몇 개 주네요”란 현지 교민 인터뷰를 여과 없이 내보냈다.
‘빵 쪼가리(조각)’라고 불린 음식은 베트남식 샌드위치 바잉미다. 퍼(쌀국수)와 함께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식(食)문화의 상징이다. 해당 내용이 전해지자 베트남 국민들은 즉각 분노하며 해시태그 등을 통해 베트남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 내 반한 감정도 고조됐다.
한국에 바잉미는 ‘빵 쪼가리’로 알려졌지만, 문제의 그날 병원 책임자였던 레타인푹 원장이 자신은 1만2000동(600원)짜리 바잉미를 먹으며 한국민들에게는 특별히 신경 써 2만동(1000원)짜리 특 바잉미를 준비해줬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자물쇠 감금’과 ‘빵 쪼가리’에 양국 네티즌들이 싸우며 서로 반감을 키우는동안, 다낭 총영사관이 발로 뛰며 한인회와 함께 한국민들을 위해 한식 도시락을 제공했다는 미담도 묻혔다. 후인 득 터 다낭시 인민위원장이 사과 편지와 함께 한국 승객들을 위한 특식으로 1만원 상당의 순댓국을 준비했다는 사실도 아시아투데이 취재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배려로 기억될 수 있었을 바잉미와 순댓국, 몇몇 미담들마저 우리는 베트남에 대한 무시와 무관심으로 묻어버린 것은 아닌가.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존중이 있었더라면 이 같은 불필요한 갈등이 양국 국민들간의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질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