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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K방역’에서도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배송 서비스는 빠질 수 없는 요소로 평가받았다. 이런 특화된 배송시스템은 사재기가 벌어진 미국·일본과 다른 침착한 소비활동을 만들어 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위주였던 유통업계가 이커머스의 배송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려는 것만 봐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커머스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영광도 이제 무의미해졌다. 소비자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던 이커머스 배송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위협적인 존재로 변해버렸다. 지난 23일 쿠팡 부천물류센터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82명으로 급증했다. 물류센터 내 직원들이 착용하는 모자와 신발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며 쿠팡맨이 전달해 주는 배송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쿠팡 고양물류센터 사무직 직원 1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조만간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부천물류센터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리며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새벽배송의 대표주자 마켓컬리도 물류센터 일용직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온라인 쇼핑 배송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최악인 오프라인 사업을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는 대다수 유통업계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쿠팡·마켓컬리 이외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겠지만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 소비자의 불안감은 이보다 클 수밖에 없어서다.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지 않는 한 이커머스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판매와 구매가 최종마무리 된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포비아 상황에서 결국 기업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철저한 방역뿐이라는 것이 이번 사태로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방역 당국에 신속하게 협조하고 소비자에게 현 상황을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을 없애는 노력만이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는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소비자의 불신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