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대응 '밀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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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시도한 통화는 받았다고 전했다. 오전 통화에 대한 설명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면서 “북한이 문제 삼는 대북전단 살포 등의 행위는 판문점 선언에 위배되는 것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락사무소는 지난 1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남측 인원이 철수해 대면 운영은 중단된 상태지만 통화는 평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이뤄져왔다.
북한이 한 차례 연락사무소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담화와 5일 통일전선부의 발표에서 언급한 사항을 행동에 옮기겠다는 뜻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오후 전화를 다시 받은 점에서 대북전단 대응을 놓고 ‘밀당’도 예상된다. 앞서 김 부부장은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경고했고 통전부는 “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연락사무소부터 손을 대고 있는 것은 연락사무소가 지니는 상징성과 직결된다. 이미 운영이 중단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보다 파급력이 큰 수단이라는 평가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마련된 연락사무소는 항시 소통할 수 있는 안정적인 협의 채널이라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 폐쇄를 시작으로 남북관계를 2018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뜻을 정부에 보여주고 있다. ‘최고 존엄’으로 받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대북전단에 대해서는 경고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북한의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 7일 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었지만 남북관계와 대북전단, 연락사무소 폐쇄 등에 대한 입장은 따로 내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8일에도 탈북민과 우리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내놓으며 대북전단 저지 여론몰이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