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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 한국·대만·미국·일본 ‘쩐의 전쟁’...삼성전자-TSMC 1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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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11. 24. 12:53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달러 투자
TSMC, 미국에 1000억달러, 일본에 70억달러 투자 계획
미 인텔 950억달러 투자...일본, TSMC·마이크론 공장 지원에 6조 이상 투입
이재용 부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미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시장을 놓고 한국과 대만·미국·일본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리시에 170억달러(20조220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臺灣積體電路製造)는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요청에 호응해 120억달러(14조2700억원)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주에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등 향후 3년 동안 1000억달러(119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TSMC는 일본 남부 규슈(九州)의 구마모토(熊本)현에 70억달러(8조3300억원)를 투자해 자동차·스마트폰 등에 많이 쓰이는 22나노미터 또는 28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는 9월 향후 약 10년 동안 최대 950억달러(113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 장비나 부품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정부는 TSMC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자국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 등의 일본 내 공장 신축과 증설에 약 6000억엔(6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반도체 명가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를 테일러시로 결정했다며 이 공장 건설에 17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의 투자 유치를 위해 토지에 대해 10년간 재산세의 92.5%, 이후 10년간 90%, 그 후 10년간은 8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하고, 해당 부지에 건설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10년간 세금의 92.5%를 면제해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제2공장 건설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미 의회 핵심 의원들도 잇따라 만나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에 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만난 것으로 보이는 백악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급망 보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최대 우선 과제”라며 “오늘 삼성의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활성화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방미 기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을 만난 것도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세계 1위 위치를 굳건히 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TSMC
일본 정부가 대만 TSMC(臺灣積體電路製造)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의 공장 유치를 위해 약 6000억엔(6조2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아울러 일본 정부는 TSMC의 구마모토현에 신공장에 약 4000억엔(4조15000억원)을 지원하고, 약 2000억엔(2조700억원)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일본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 등을 후보로 이들 기업의 공장 신축 또는 증설 비용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 19일 닛케이 등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TSMC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뿐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기업의 유치 등 앞으로 민간(기업)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넓혀가는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5세대 무선통신(5G)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관련법에 반도체를 새로운 중요 분야로 추가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으며 개정 후 반도체 기업의 공장 투자 계획을 지원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6000억엔 규모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기금에서 수년에 걸쳐 보조금을 지원하고, 일본 내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수급 비상시 증산, 공장 가동 후 안정적인 생산과 투자, 기술개발 지속,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관련법 준수 등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중·장기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산업 기반 긴급강화 패키지’에 첨단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가 안전보장상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명기했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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