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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쌍용자동차의 산차 ‘토레스’ 출시 행사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쌍용차는 이날 3년 만에 신차 발표회를 열고 토레스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3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명감을 갖고 쌍용차를 멋진 회사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라는 곽 회장의 발언은 그 역시 쌍용차 인수의 무거움을 깊게 새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쌍용차가 고전하는 사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현대차와 기아만 남게 됐다. 벤츠, BMW 등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도 급격히 늘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양성이 부족해진 시장의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다. 더 나아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성이 절실하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국산차 점유율이 90%를 넘어서자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수요처가 현대차그룹으로 집중된 구도는 쌍용차 고전으로 최근 몇 년 새 더욱 심화됐다. 다양성 부족과 경쟁구도 소멸은 결국 국내 부품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쌍용차의 회생이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이와 맞닿아 있다.
쌍용차의 부활 날갯짓이 반가운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가 밝힌 것처럼 2년 이내에 옛 SUV 명가의 지위를 회복하고, 확실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