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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저축은행 문턱도 넘지 못하는 사각지대 금융소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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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2. 08. 09. 16:41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신용등급 7등급, 심지어 5등급 이하 소비자들이 신청한 대출을 거절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중·저신용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저축은행들도 대출 심사를 상당히 까다롭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면서 저축은행도 신용대출 금리를 평균 13~16%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저축은행의 조달비용이 급증했다.

법정 최고금리로 인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지만 조달비용은 갈수록 높아져 저축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이제는 저축은행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고 불법 사채시장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면서 30만명가량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 규모가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연간 수백퍼센트, 수천퍼센트의 이자를 내고 불법 추심까지 감내해야 하는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미 은행과 보험사 등 다른 금융권에 대출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이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연체 우려가 높고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다중채무자들의 대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중채무자들도 사각지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문제는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대책에 서민·저신용층이 제도권금융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올해 중 정책서민금융상품 10조원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불법사금융 등에 빠진 소비자들을 구제할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제도권 금융으로 다시 흡수하고, 높은 부채상환 부담에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소비자들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지 않을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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