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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일 용인시장 “용인을 추격자 아닌 발전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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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표 기자

승인 : 2022. 08. 24. 05:00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제공=용인특례시
경기 용인특례시는 전국 도농복합 기초자치단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110만여명)를 자랑한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레저·관광 시설들이 여럿 있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족 기능이 부족한 서울의 '베드타운' 도시로 여전히 익숙하고, 무엇보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아파트 건립 등 '난개발'에서 비롯된 집값 상승과 교통 문제가 심각해 체력이 덩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인 출신답게 냉철한 시각을 자랑하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아시아투데이와 만나 이같은 문제들을 차근차근 되짚으며 "시간이 흐른 뒤 용인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는데 동분서주하며 심혈을 기울였던 시장으로 기억된다면 바랄 게 없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일 용인시장1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정재훈 기자
-당선 이후 하루도 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최근엔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다. 복구는 어느 정도 이루어 졌나?

"용인에서는 48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상가 침수와 토사 유출, 도로 파손, 하천 제방 유실 등 피해액은 총 51억 9000여만원이며 이재민은 30가구(63명)로 집계됐다. 현재 긴급 복구작업은 80% 이상 완료된 상태다. 많은 비가 내린 탓에 국도 43호선과 42호선 등 도로 4곳도 파손됐지만,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복구됐다.

이번 수해 복구작업에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장비 362대, 공무원 217명, 군경 58명, 자원봉사자 253명 등 528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특히 누적 강수량이 534㎜에 달해 33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수지구 동천동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무엇보다 고기동에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고기교 확장과 주변 도로 확충, 하천 준설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하루라도 빨리 속히 시행돼야 한다. 성남시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

-취임 1호 결재로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 전략'에 사인했다. 구체적 내용을 설명해달라.

"취임 1호 결재로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 전략'에 사인한 것은 민선 8기 최우선 목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닦고, 큰 그림을 그려놓겠다는 약속이다.

큰 틀에서 교통 인프라 등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양대 축으로 반도체 고속도로 등을 따라 보다 많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용인으로 들어설 수 있다면, 기업 간 협업 관계 외에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여러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도체 ·AI 고등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학교 신설, 기존 학교를 변경하는 안까지 두고 교육 당국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 용인에 대학이 여러 곳이 있는 만큼 지역내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교육부 차관과 면담해 교육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례시 출범으로 시청에 1개 국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 산업 육성정책부터 산업단지 조성 인허가 행정서비스 지원, 도로·전기·용수 등 인프라 구축까지 관련 업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선 최초로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뒷받침해나갈 구상이다."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정재훈 기자
-종합운동장 관련 멀티플렉스 개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계획이 궁금하다.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를 공원화한다는 계획은 전면 백지화했다. 용인중앙시장을 비롯한 구도심과 가까운 종합운동장 일대는 개발 방향에 따라 처인구 도심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용인의 먼 미래를 내다보고 짜임새 있는 도시 설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종합운동장 부지 개발도 그렇다. 시장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닌 복합개발을 하겠다는 큰 틀 안에서 어떤 공간으로 채워나갈 지는 시민들과 함께 숙의해 나가겠다.

오는 10월 종합운동장 부지에서 '2022 대한민국 도시재생 산업박람회'가 열린다. 그 일정에 맞춰 박람회에서 사용하지 않을 구간은 미리 철거를 하고, 박람회 이후에 나머지도 철거해 오는 11월까지 철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10만 도시 임에도 시립미술관과 박물관이 없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화시설 구상은?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미술에 조예가 깊다./정재훈 기자
"사실 기흥구 마북동에 장욱진 화백의 고택이 있음에도 장욱진 미술관을 놓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용인에도 시립미술관, 시립박물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뭘 하나 짓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를 해서 제대로 지어야 한다. 어느 도시에나 가도 볼 수 있는 만한 곳이 아닌 한 층 더 높은 수준이면 좋겠다.

미술관과 박물관 등 문화 시설은 그 내용물이 빈약하면 지속 가능성이 없다. 멋진 외관을 지닌 시설물도 중요하지만, 어떤 소장품들을 전시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스페인의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해 문화 시설이 들어서면서 관광객 유치-지역 경제 활성화-인구 유입 등 그 도시 전체에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 사례들을 참고하고 있다. 또 대규모 공연장과 전시장을 포함한 '용인 아트플랫폼'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립오케스트라 창단 등 용인의 문화 기반 수준을 한 층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용인플랫폼시티 추진 상황이 궁금하다.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토지 보상 절차가 본궤도에 올랐다. 얼마 전 감정평가법인 6곳을 선정해 토지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가 시작됐다. 2023년 상반기 중으로 실시 계획 인가를 받고, 하반기에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시계획인가 전에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기본 협약을 체결해 개발이익금은 온전히 용인시로 환원시킬 계획이다. 실시계획인가 승인 권한이 용인시에 있는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

플랫폼시티에서 설계와 R&D를 하고, 원삼 반도체클러스터를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자 하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많다. 기흥구 용인플랫폼시티에서 시작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램리서치·세메스 반도체 장비기업, 이동읍 용인테크노밸리를 거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까지 이어지는 L자형 용인 반도체 밸리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자 한다."

-현재 용인특례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수해가 심각한 고기교 일대 현장을 살피고 있다./제공=용인시
"교통 문제다. 지금도 시정에서 제일 중시하는 게 교통이다. 지역위원장 시절은 지하철, 버스를 타고 용인 곳곳을 다니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교통 불편 문제들을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금 수지구에 살고 있는데 동백이 지척인데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나마 분당선을 타고 기흥역에 내려서 경전철로 갈아타면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처인구의 경우는 철도망조차도 없다. 당연히 기흥구와 수지구보다 교통 불편이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경강선 연장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경강선 연장은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추가검토사업으로 선정됐지만, '탈락'이나 다름없고, 안 해주겠다는 말은 못하겠기에 내놓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처인구 남사읍 일대와 동탄신도시를 연결하는 국지도 82호선의 장지~남사~송전 구간도 조기 개통해야 한다. 동탄신도시에서 장지동까지는 확장공사가 완료됐지만 용인 구간은 방치돼 있어서 주민들과 공업단지 입주기업들의 불편이 크다.

그리고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고기교 확장이다. 수지구 고기동과 성남시 대장동을 연결하는 고기교는 오랜 시간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 성남시와 고기교 확장 및 주변 교통 개선을 위한 상호 합의도 이뤘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묘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하겠다."

-용인 시민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취임한 지 어느새 50일이나 지났다. 동분서주하며 시민 불편을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시장, 용인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장으로 먼 훗날 기억되고 싶다. 또 시민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동생과 형, 친구 같은 시장이 되겠다.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가르침을 받겠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우리 용인을 더욱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 용인시가 어느 도시를 뒤쫓는 추격도시의 모습이 아닌,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홍화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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