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불신은 거래 비용을 두 배로 만든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308010004388

글자크기

닫기

지환혁 기자

승인 : 2023. 03. 10. 06:00

서울시와 이태원 유가족간 또 한번의 진실게임
그동안 쌓인 불신 해결할 공은 정부와 국회에
지환혁 사진
사회2부 지환혁 기자
미국의 한 노교수가 말했다. "불신은 거래 비용을 두 배로 만든다"라고. 지금 보니 서울시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간의 이야기와 딱 어울린다.

몇 차례 충돌로 감정이 많이 상했다. 소통이 안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달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후 벌써 한달이 넘었다. 그동안 시는 두 차례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유가족들은 휘발유를 준비했다고 엄포를 놓고 작은 전기난로를 반입하려던 유가족이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시청사 난입시도까지 감행했다.

신뢰가 깨졌으니 다시 붙이긴 참 어렵다. 7일 서울시는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유가족 측 대리인과 소통했다. 유가족들께도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시간 40분 가량 지나 나온 유가족 측의 입장문에는 "서울시와 소통이 없었다. 분향소 관련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적혀 있었다. 소통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진실게임이라도 벌여봐야 할 상황이다.

협상은 서로 한 발 물러서야 합의에 도달한다. 이미 서울시와 유가족 측은 보여줄 패는 다 깠다. 서울시도 시청 인근에 임시 추모공간과 소통공간을 꾸리는데 적극 돕겠다고 했고, 유가족 측도 과거에 제안했던 것보다 '진전된 안'이라고 평가하며 협상의 실마리는 놓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유가족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의지, 국회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되면 장시간 이어졌던 희생자 유가족들과의 갈등도 끝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유가족들도 정부와 서울시의 제안을 일부라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켜켜히 쌓였던 불신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유가족을 안심시킬 공은 이제 국회와 정부로 넘어갔다.
지환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