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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무기화하는 푸틴…흑해 운송로 봉쇄하고 결재는 루블화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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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3. 08. 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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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화물선들이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러시아의 흑해곡물수출협정 파기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어려워져 전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세가 불가피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세계곡물시장 압박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치지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산 농산물 무역결재절차와 관련 특별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법령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부터 러시아 산 농산물 무역 대금 거래 시 외국국적의 구매자 또는 법인은 공인 은행에 개설한 계좌에 무역대금외화를 예치한 후 은행이 외화 거래서에서 루블화로 전환한 다음에 루블화로 무역대금이 결재된다.

해당 방법은 앞서 러시아와 중국 간 가스 판매대금을 달러가 아닌 루블·위안화로 결재하기로 한 방식과 유사하다. 지난해 2월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배제되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달러·유로 거래가 금지된 러시아로써는 법령상에 표기된 일명 '외화'는 사실상 위안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3월 중국의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결재액이 처음으로 달러화를 넘어섰던 바 러시아의 곡물교역까지 합세한다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러시아 당국은 흑해 봉쇄 압박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흑해 남서부 해운을 관장하던 러시아의 바실리 흑해함대 순찰선은 이날 우크라이나 이즈마일 항구로 향하던 팔라우 국적 수크라 오칸 화물선이 정선요청에 응하지 않자 위협사격 후 정선시켰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7월 흑해곡물협정 파기 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화물선은 군사화물선으로 간주하고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러시아는 흑해곡물수출협정이 세 차례 연장되는 과정에서 서방이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는 흑해곡물수출협정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충분한 공급을 보장해 식량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왔다면서, 협정 중단으로 곡물가가 10~15% 오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흑해를 통한 곡물수출이 어렵게 된 우크라이나는 EU(유럽연합) 회원국 육로와 다뉴브강 등을 곡물 수출 대체 경로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최근 흑해 항만뿐만 아니라 다뉴브강 항만에까지 공습을 퍼부으며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길은 점차 좁아지고 있는 현황이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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