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주지훈 “호기심에 쾌감 더하는 영화...위트·스릴 전하고 싶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820010009576

글자크기

닫기

이다혜 기자

승인 : 2023. 08. 20. 15:31

배우 주지훈
영화 '비공식작전' 택시 기사 판수 役
캐릭터 위해 체중 16kg나 늘려
골목 카체이싱 대역없이 촬영
연기하는 것 항상 재밌고 신나
주지훈
주지훈/제공=쇼박스
"제가 연기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죠."

영화 '비공식작전'에서 레바논의 택시기사 '판수'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은 작품마다 위트, 스릴같은 것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쾌감을 준다고 했다. 이것을 관객에게도 오롯이 전하고 싶단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를 주인공으로 한 버디 액션 영화다. 1986년 레바논 주재 한국 대사관의 도재승 서기관이 베이루트에서 납치됐다가 21개월 만에 풀려난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김성훈 감독은 '최초의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피랍과 생환 과정 속 인물들과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판수는 레바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인물이다. 아랍어에 능통하고 운전 실력도 뛰어나다. 베트남전에 참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생활했는데 사기를 당해 레바논까지 왔다. 주지훈은 판수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16kg이나 늘리고 화려한 의상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판수는 열심히 사는 인물이죠. 베트남전에도 다녀왔고. 첫 등장 장면을 보면 현지인조차 쓰지 않는 전통 모자를 쓰고 큰 소리로 호객 행위를 해요. 타지에서 일을 하면서 꿀리지 않으려고 뭐라도 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불러 일으켜요. 한국에 왔다면 아마 사고를 많이 쳤을 텐데 그래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지훈
주지훈/제공=쇼박스
주지훈
주지훈/제공=쇼박스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을 통해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이후 김 감독과 재회했다. 둘 사이는 감독과 배우 이상이 됐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 감독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 줬단다.

"김성훈 감독은 제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영화인이에요. '킹덤' 촬영하면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죠. 여행을 가서 함께 술을 마신 적도 있고. 덕분에 의사소통이 조금 더 편했어요. 자칫 제 선의가 상대에게 기분 나쁘게 전달될 수도 있는데 이런 부담이 줄었죠. 예를 들어 '감독님, B 버전도 해볼까요?'라고 제안했을 때 어떤 감독님은 '내가 준 디렉션이 마음에 안 들었나, 무례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이번 촬영을 하면서 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몸은 고생스러웠지만 정서적으로는 편안했어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하정우와도 재회했다. '신과 함께'에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만큼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은 상황. 주지훈은 두 작품의 장르가 다른데다 김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부담감이 크지 않았다고 했다.

"'신과 함께'와 '비공식 작전'은 장르가 180도 달라요. '비공식작전'은 버디 무비죠. 캐릭터가 잘 드러나게 시나리오가 완성돼 있었어요. 거기에만 집중해 연기를 했죠.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인물 중심이 아닌 이야기가 중심인 영화였어요. 캐릭터 무비처럼 보이지만 더 큰 이야기가 있었던 거죠. 김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있었어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독의 역할에 따라 영화가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부담은 없었어요."

주지훈
'비공식작전' 주지훈/제공=NEW
비공식작전
·'비공식작전' 주지훈·하정우/제공=NEW
비공식작전
'비공식작전' 주지훈/제공=NEW
'비공식작전' 촬여은 모로코, 이탈리아, 한국 등 3개국을 넘나드는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1987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펼쳐지는 생존 액션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좁은 골목을 질주하는 판수의 카체이싱 장면은 긴장감과 함께 짜릿함을 안긴다.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진행됐는데 주지훈이 대역 없이 직접 여기했다. 주지훈은 완성된 장면을 보고 박수를 쳤을만큼 만족스러웠단다.

"저 혼자 탄 게 아니라 다른 인물들과 함께 차에 탔잖아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해도 제가 AI(인공지능)가 아닌 이상 실수할 수 있잖아요. 잘못해서 사고가 나면 저는 그렇다 쳐도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으니 걱정이 클 수 밖에요. 뒤에 탄 (하)정우 형은 촬영 당시 하얗게 질려 있었어요. 그렇게 촬영이 끝나고 8분 동안 이어지는 카체이싱 장면이 완성됐어요. 이걸 보고 박수를 쳤죠. 영화의 전체적인 상황이나 시대적 배경을 보면 서스펜스가 너무 없을것 같았는데 다행히 이 장면에선 영화적, 장르적 쾌감이 느껴졌어요. 차가 빠르지도 않고 초능력자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김 감독의 집착과 영화에 대한 애정이 쌓여 완성된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주지훈은 김 감독에 대해 "나를 가장 육체적으로 고생시킨 감독"이라고 말하지만 그도 역시 연기를 할 때 자신을 희생시킨다고 했다. 4평 남짓한 방에서 12시간 동안 대본을 읽은 적도 있단다. 그래도 연기가 재미있단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고 모두가 바라보는 곳이 같다면 고통스럽지 않아요. 어릴 때 땡볕 아래에서 6시간씩 축구를 했어요. 얼마나 즐거웠는지 하루도 안 빠지고 했겠어요. 제게 영화가 그래요.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신이 납니다."
이다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