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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4일이 지난 10월22일 해경은 이대준씨가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월북했다고 단정해서 발표했다. 이때부터 문재인 정부와 기나긴 투쟁이 시작됐다. 2020년 10월28일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발견돼 사망하기 전까지 문 전 대통령이 보고받고 지시한 사항'과 관련해 청와대에 정보공개청구가 첫걸음이었다. 물론 문 전 대통령은 이 정보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유족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고, 문 전 대통령이 거부한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2021년 1월경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몇 번의 재판을 거쳐 2021년 11월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선고했다. 이 재판에서 유족이 승소했고, 문재인 정부가 패소했다.
이에 대해 문 정부는 항소했는데, 너무 상처받은 유족은 2022년 1월경 '문 전 대통령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청와대로 반납하러 갔다. 이에 경찰이 청와대로 편지를 반납하지 못하도록 막자 경찰이 서 있는 바닥에 편지를 놓고 왔다.
항소심 재판 진행 중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2022년 5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 후 2022년 6월16일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가 항소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항소취하를 했고 이에 따라 1심 판결이 유족의 승소로 확정됐다.
긴 투쟁 끝에 유족이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문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9일 퇴임하면서 유족이 승소한 정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했고 이에 따라 최대 30년동안 못 보게 되었다. 이 정보를 찾기 위해 검찰은 몇 개월동안 대통령기록물관을 압수수색했지만 아직도 못 찾고 있다.
그러던 중 유족 측이 2022년 6월 서훈 전 안보실장 등을 고발했고, 2022년 12월 검찰이 서훈 전 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서훈 전 실장 측이 유족에게 못 보여주겠다고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한 정보의 사본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 당시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훈 전 실장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재판장은 대통령기록관에 있어야 할 정보가 어떤 경위로 소지한 것인지 따져 물어봤다고 한다. 그 직후 서훈 전 실장은 구속됐다. 그 후 2023년 7월 서훈 전 실장을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유족은 국민이 승소한 정보까지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대통령지정기록물로써 비공해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기록물법은 국민의 알권리 침해 및 삼권분립에 반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다. 또한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 재판도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월북이 아니었음에도 월북으로 조작한 것이 밝혀질까 봐, 문 정부는 유족에게 정보를 숨겼던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에 불태워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능함이 드러날까 봐 유족에게 정보를 숨긴 것인가?
비록 권력자가 국민이 아닌 자신의 권력과 안위를 위해 진실을 숨길지라도, 그 진실을 찾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