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토크라시(Vetocracy)'는 거부(Veto)와 민주주의(Democracy) 합성어로 상대 정파의 정책, 주장을 모두 거부하는 극단적인 파당 정치,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말합니다. 미 스탠퍼드대학 프린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2013년 비토크라시가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는 글을 기고해 생긴 말입니다.
우리 야당과 여당이 하는 모습을 지적한 단어 같기도 한데요. 상대방이 하는 일을 부정하고, 반대해야 정치 싸움에서 이기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상대를 인정하면 내가 '꿀리고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나 끝까지 발목을 잡겠다는 심보가 아니면 비토크라시를 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비토크라시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것을 보면 미국도 한국의 여의도 정치 못잖게 상대 정파를 부인하는 상황인가 봅니다. 지난주에 미 역사상 처음으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을 날렸을 때 미국 언론이 비토크라시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정치권이 상대방을 인정하고, 또 인정받는 풍토를 기대하는 것은 천지개벽이 없는 한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일까요? Democracy란 좋은 단어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Vetocracy가 된 것은 입만 열면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정치인의 책임입니다.
◇ 백린탄
'백린탄(白燐彈, White Phosphorus Shell)'은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데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하며 가자지구에서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백린탄은 인을 이용한 무기로, 한번 불이 붙으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연기를 많이 뿜어내고 불이 잘 꺼지지도 않습니다. 인명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린탄은 피해가 너무 커 사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데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 등에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2009년 1월 가자지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RWA) 단지에 백린탄을 쏴 구호품을 태우고 이를 사과한 일도 있습니다. 백린은 인화성이 커 불꽃 점화, 조명용 등으로 한때 사용됐으나 요즘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