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진실에서 출발하십시오"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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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의장 이용훈 주교 명의의 호소문을 통해 "이미 4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료 공백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들의 수가 적지 않다. 적절한 진료와 치료 시기를 놓쳐 병세가 악화한 환자는 말할 것도 없고, 의료업계 종사자와 관련 직군 종사자의 근무 환경과 생계에도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사태는 나와 상관없는, 언론 보도에나 나오는 멀리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 사회의 생명이 달린 엄중한 사안"이라며 "갈등 상황이 계속될수록 피해를 입는 가족과 이웃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주교는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와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 단체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상대를 비판하는 것으로는 문제 해결보다 문제를 키우기만 할 뿐이다. 지금의 상황이 누구 책임인지, 누구 탓이 더 큰지를 묻는 것도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의사 단체 모두에게 호소한다. 명확하고 숨김없는 진실에서 출발하십시오. 정부는 정부대로, 의사들은 의사들대로 자신이 무엇을 위하여 있는지, 자신의 존재 의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성찰하고 그 진실에서 출발하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길은 서로 다르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돌보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사실은 정부와 의사들 모두 같다"며 "이제라도 이 가장 단순한 진실과 초심으로 돌아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것을 양편 모두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