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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에서 쿠데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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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6. 27. 07:38

군인들, 대통령궁 앞 광장 점령했다 철수
체포된 장군 "대통령이 장갑차 동원 지시"
BOLIVIA-POLITICS/
루이스 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왼쪽에서 3번째)이 2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무장군인들이 광장을 점령할 것을 비난한 뒤 발코니에서 국기를 들고 서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현지시간) 무장군인들이 수도 라파스 중앙광장을 점령하고 장갑차로 대통령궁에 진입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3시간여 만에 군인들은 철수했고 루이스 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이 광장에서 국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아르세 대통령은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이 이끄는 일부 군 부대가 라파스에 동원된 것을 비난하며 군대 해산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궁에서 무장군인과 대처한 채 "오늘 볼리비아는 쿠데타에 직면했다. 민주주의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쿠데타에 맞설 조직된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 핵심 지도부는 "무너진 조국을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 강경 대응 천명과 시민들의 반발 움직임 등에 결국 회군했다.
볼리비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돼 왔다. 좌파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가 전 동맹이었던 아르세 대통령과 맞붙을 계획이어서 집권 사회당 내 큰 균열이 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2006~2019년 볼리비아를 통치한 모랄레스는 대규모 시위로 축출됐고 보수정부의 과도기를 거쳐 2020년 아르세가 대통령에 선출됐다.

이날 중무장한 군인들과 장갑차가 오후 3시경 대통령궁과 의회가 있는 중앙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볼리비아 군은 청사 앞에 대오를 갖추고 시민들의 통행을 일부 통제했고, 장갑차로 청사 건물 입구를 부쉈다.

수니가는 TV 인터뷰에서 "군 수뇌부 3명이 (정부에 대한) 실망을 표시하러 왔다. 새 내각이 구성되고 분명히 상황은 변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이렇게 계속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수니가는 자신이 쿠데타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치범을 석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AP는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는 X(옛 트위터)에 '쿠데타가 진행 중' 이라고 적었다.

아르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궁 청사 안으로 들어온 수니가 장군과 대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그는 쿠데타에 가담한 군 지휘부(3명)를 교체했다. 대법원, 경찰과 소방 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은 잇따라 군을 성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볼리비아 군은 결국 이날 오후 6시경 철군했다. 이후 아르세 대통령은 대통령궁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고, 시민들은 대통령 지지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AP통신에 따르면 수니가 장군은 이날 밤 경찰에 체포돼 경찰청사로 압송되기 전 현지 취재진에게 "대통령이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뭔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장갑차를 동원할지' 묻자 "꺼내라"고 답했다고 수니가 장군은 덧붙였다. 이에따라 아르세 대통령의 '자작극'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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