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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헌법유린 개탄” 거부권 시사… 巨野 독주에 정국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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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4. 07. 04. 19:59

"반헌법적 특검으로 돌아와" 비판
野 태도변화에 강경대응 입장선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songuijoo@
대통령실은 4일 야권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유린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에 "위헌성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부결됐으면 헌법에 맞게 수정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일 텐데 오히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대통령실이 채상병 특검법 통과 직후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다시 행사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21대 국회에서 넘어온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이날 처리된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때 통과된 기존 특검법보다 특검의 수사 범위가 확대됐고, 특검 추천에 대한 야당의 장악력이 강화됐다.

윤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5번째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법안은 대통령이 당연히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입법 독주'에 당초 5일로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 개최가 무산되는 등 정국이 더욱 얼어붙은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 직후 개원식 불참을 결의하고 윤 대통령에게도 불참을 건의하면서 개원식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

대통령실은 최근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재추진, 검사 탄핵 등에 대한 비판 강도를 한껏 높이며 반격에 나선 상태다. 주초 정무장관 인선 등의 계획을 밝히며 국회와의 소통의지를 표명했지만 야당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강경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채상병 특검법이 윤 대통령 탄핵 카드를 꺼내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일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 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해달라, 수사권을 민주당이 갖게 해달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3일에는 "민주당은 반문명적 헌정파괴 시도와 전대미문의 입법 폭력 쿠데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그동안 탄핵이라는 언급을 굉장히 신중하게 사용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영수회담 이후) 국정기조가 바뀔 줄 알았는데 민생 살리려는 대책이 하나도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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