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2.0’시대 더 커진 청구서…자동차·반도체 초긴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17010010849

글자크기

닫기

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7. 17. 14:11

트럼프 "대선前 금리 인하 반대"…韓 금리 시계도 조정
10% 관세+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국내 산업계 '충격파'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경제도 '트럼프2.0' 시대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더 강력해진 '자국 우선주의' 구호를 앞세운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에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 뒤흔들고 韓 흑자규모 '옥죄기' 전망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론'에 제동을 걸면서 한국 기준금리 시계에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대선 전 금리 인하는 잘못됐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선 전에 적어도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왔지만, 서둘러 전망치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파장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 중인 한국은행의 선택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국 기업의 수출전선에 이상기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대선 공약집과 인터뷰 등을 통해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일괄 적용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가 4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한국을 '부자나라'로 지정하고 관세 등을 통해 흑자규모를 옥죌 가능성이 열려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한국에게 보편 관세 10%를 추가 부과하면 대미 수출은 약 152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미국에서 한미 FTA를 종료하거나 재협상 카드를 내세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해진 트럼프노믹스…자동차·반도체 '나 떨고 있니'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의 영향권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축소를 공언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언급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과 투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와 산업 등을 겨냥해 "추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 자동차 수출은 미국 시장의 활로를 타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트럼프식 관세장벽'을 앞두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29.8% 늘어난 18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전체 수출의 절반(49.9%)에 달하는 규모다.

장상식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석 연료를 중시하고, 무역 흑자국에 대한 반감이 큰데, 한국의 무역 구조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기차에 대한 혜택은 대통령 행정 명령만으로도 줄어들 수 있으므로 대미 친환경차 수출에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미국 주도의 반도체 자국 생산 기조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 대만이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트럼프식 셈법'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국내 방위산업은 물론 철강-화학 산업도 관세장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방위산업은 트럼프 재집권 시 수출 악화가 우려된다"며 "철강화학 산업도 제조시설 입지 변화의 가능성은 낮으나 관세 장벽 등 통상 여건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