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 현직 부통령 대선 승리, 188년에 단 한번...현상황 패배 때와 비슷”

WP 칼럼니스트 "미 188년 역사서 현직 부통령 대선 승리, '아버지' 부시 단 한차례"
"현 상황, 경제 성장·인플레 통제·세계 평화 1988년 아닌 인플레 극심·세계 혼란·반전 시위 1968년 비슷"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4일 차 마지막 날인 22일 저녁(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서서 특유의 큰 웃음을 짓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마크 티센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지난 188년 동안 미국 대선에서 현직 부통령이 승리한 경우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자신만의 '마법'이 필요하다고 27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지만, 일시적인 바운스(bounce·튀어 오름)일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 WP 칼럼니스트 "미 188년 역사서 현직 부통령 대선 승리, '아버지' 부시 단 한차례"
"레이건, 세번째 임기 원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2기 원하는 유권자 적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연설 담당 보좌관 출신인 티센은 이날 WP 칼럼에서 "다른 현대 부통령들이 실패했지만, (아버지) 부시가 성공한 이유는 단 한가지"라며 "미국인들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세번째 임기를 원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63%의 국정 운영 지지율 상황에서 퇴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비지지율이 57%로 2기 바이든 행정부를 원하는 유권자가 매우 적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역사를 뒤풀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티센은 1988년 '아버지' 부시가 출마했을 때 경제는 성장하고 있었고,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통제된 '미국의 아침'이었지만, 지금은 '바이든-해리스'가 촉발한 역사적인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이자율 때문에 10명 중 6명이 식료품과 기타 생필품 구매를 위해 신용카드 빚을 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988년은 러시아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있었고, 독일 베를린 장벽이 곧 무너지고 그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이 평화적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되는 평화 시기였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티나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은 대리단체들이 이라크·시리아·홍해에서 미군을 태연히 공격하는 등 전 세계가 불타고 있다고 티센은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 WP "현 상황, 경제 성장·인플레 통제·세계 평화 1988년 아닌 인플레 극심·세계 혼란·반전 시위 1968년 비슷"

티센은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와 더 가까운 역사는 비유는 1988년이 아니라 휴버트 험프리 부통령이 1968년 극심한 인플레이션, 세계적 혼란, (베트남) 반전 시위 속에서 인기가 매우 낮았던 린든 J. 존슨의 후임으로 출마했을 때"라며 "당시와 지금의 차이는 유권자들이 험프리를 후계자로 거부했던 1968년보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거의 10%포인트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센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녀를 '국경 차르(czar·황제·최고 책임자)'였다고 비판하는 것을 부인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이 완전히 재앙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센은 또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주제인 경제 문제와 관련, 미국인 60%가 해리스 부통령이 큰 변화를 일으키거나,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상원의장인 그녀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방만한 연방정부 지출 법안에 결정적인 표를 던졌고, 지난 16일 첫 경제 정책 관련 연설에서 사회주의적 가격 통제와 함께 2조달러의 신규 지출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조지 슐츠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소련과 군축협상을 한 이틀 후인 1985년 1월 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왼쪽)·조지 H.W. 부시 부통령과 환하게 웃으면서 걷고 있다./AP·연합뉴스

◇ "해리스, 트럼프 현직 대통령 취급 시도, 터무니없지만 효과"

그는 "해리스가 현직 부통령이 시도한 적이 없는, 반란자로서 출마해 트럼프를 현직 대통령으로 취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바이든 행정부 3년 반을 포함해 최근 16년 가운데 12년 동안 백악관을 점령했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의 시도는 터무니없지만, 지금까지 그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WP·ABC뉴스·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4%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약간, 또는 매우 작게' 영향을 미쳤다고 했고, 국경 정책에 대해선 57%가 같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재앙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그 실패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티센은 조언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현직 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후임으로 출마할 경우 선거는 현 최고 통수권자에 대한 국민투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4일 차 마지막 날인 22일 저녁(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서고 있다./AP·연합뉴스

◇ NYT "해리스 상승세, 일시적 오름 위험...해리스, 중요한 이슈에 180도 입장 변화"

NYT는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벤트 중심의 매체 보도로 인한 일시적인 바운스일 위험이 있다며 "집중 조명이 사라진 후에도 해리스 부통령의 입지가 대부분 유지된다면 다음 질문은 앞으로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그녀의 지지가 회복력이 있을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그녀는 지금까지 선거운동에서 눈에 띄는 실수나 힘든 뉴스 기사 또는 혹독한 탐사 기사 등 실질적인 역경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대중이 그녀를 '해리스 동지'로 보지 않고 '카멀라 카멜레온'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며 10일 발표된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대다수가 그녀가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해 180도 입장을 바꿨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의 강세가 확고한 기반 위에 있는지는 부분적으로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상황에 불만족스러워했는지, 그 이유에 달려있다"며 "이 문제는 선거 기간 내내 핵심적인 질문이었으며 여전히 선거를 결정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금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