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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후 사라진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서류상 국영 출판사 하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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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09. 09:07

WP "1년 이상 공식 석방서 사라진 친강 전 외교부장,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 적"
전랑외교 주도 친강, 시진핑 총애로 1950년대 이후 최연소 외교부장 고속 승진
불륜설로 최단명 외교부장
미중 외교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친강(秦剛) 당시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023년 6월 19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친강 부장은 이 회담 후인 25일 베이징에서 베트남·캄보디아 외교부장과 회담한 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AFP·연합뉴스
불륜설로 낙마한 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친강(秦剛·58) 전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외교부 산하 국영 출판사의 하위직으로 발령이 나 서류상 적을 두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2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투옥·자살설이 나돌았던 친 전 외교부장이 적어도 서류상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World Affairs Press)'에 취직했다고 설명했다.

◇ WP "1년 이상 공식 석방서 사라진 친강 전 외교부장, 외교부 산하 출판사에 적"
미국 전 관리 "친강, 투옥 면했지만 경력 끝나"

전 관리들은 친 전 부장의 강등이 올해 봄에 일어났다고 했고, 한 전 관리는 그 강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은혜로부터의 몰락'이지만, "그가 (투옥 등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그는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그의 경력은 끝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 전 부장의 강등은 아마도 처벌뿐만 아니라 경고의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이 전 관리는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 중국분석센터의 닐 토머스 연구원은 WP에 "시진핑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정치적 위반이 드러난 간부들에게 비슷한 강등 조치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친 전 부장의 강등은 2005년 외교부 대변인을 지낸 선궈팡(沈國放)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갑작스럽게 세계지식출판사 편집장으로 자리를 옮긴 선례에 뒤이은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선 전 부장조리의 좌천된 사유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불륜으로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선궈팡이 좌천될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었던 친강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친강
친강(秦剛) 당시 주미 중국대사(가운데 양복)가 2022년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시카고 스카이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국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화·연합뉴스
◇ 친강, 전랑외교 주도...시진핑 총애로 1950년대 이후 최연소 외교부장 초고속 승진
지난해 6월 공식 석상서 사라진 후 전인대 상무위에 의해 외교부장 해임, 207일 최단명 외교부장

친 전 부장은 시 주석의 충성파로 기록적인 속도로 외교부장으로 승진했다. 주미대사를 거쳐 56세 때인 2022년 12월 외교부장이 되고, 지난해 3월 국무위원이 됐는데, 이는 그의 낙마 후 다시 외교부장으로 복귀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외교부장 5년 만인 60대에 국무위원에 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친 전 부장은 2014~2017년 외교부 의전 책임자로 세계 무대에서 시 주석의 이미지를 빛나게 하는 세부 사항들을 담당하면서 신임을 얻었다. 친 전 부장은 2015년 시 주석의 벨라루스 방문 전에 걸음 수를 세기 위해 새벽 2시에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WP는 벨라루스 전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친 전 부장 부인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친해져 그녀를 위해 월병을 만들었다고 미국 관리가 말했다고 WP는 알렸다.

친 전 부장은 2018년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승진했고, 2021년 주미대사로 약 18개월 봉직한 후 2022년 12월 1950년대 이후 최연소 외교부장이 됐지만, 2023년 6월 25일 베이징(北京)에서 베트남·캄보디아 외교부장을 만난 후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고, 외교부장 취임 207일 만인 2023년 7월 25일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의해 해임됐다. 이도 1950년대 이후 중국 최단명 외교부장 기록이다.

WP는 "친 전 부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시간은 짧았다"며 "외교부장이 된 지 5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고, , 그의 몰락에 관한 소문이 연쇄적으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 등 몇 명의 관리들은 해임됐지만, 친 전 부장의 경우 상무위에서 '사임'한 것뿐이라고 했는데, 이는 그가 여전히 공산당의 '동지'로 남아 있어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 친강, 원조 '늑대 전사'..."외교적 수완 부족, '전랑' 모두 벗어나기 어려운 인물"

친 전 부장의 급속한 승진은 2010년대 자랑스러운 중국 민족주의를 고무하는 액션 영화 후 '전랑(戰狼·늑대 전사·Wolf Warrior)'으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공격적인 외교관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 WP는 평가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가 출신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전략그룹(CSG) 대표는 "그는 전랑이 (중국 외교관 사이에서) 멋있기 전에 전랑이었다"고 말했다.

친 전 부장은 외교부장 취임 첫날부터 자신보다 높은 위치의 왕이 주임의 보좌가 아니라, 시 주석의 외교 의제를 주도적으로 집행하는 위치에 올랐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친 전 부장을 상대했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그가 경험이 많은 동료들보다 외교적 수완이 부족하고, '전랑' 모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2022년 8월 2~3일 대만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이틀 동안 매일 두차례 당시 친 주미대사를 만나 '위기'가 '갈등'으로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대결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다음 날인 4일 대만 봉쇄 작전을 벌이면서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고, 이에 커트 캠벨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친 대사를 백악관으로 긴급 초치해 항의했다.

당시 친 대사는 중국과 대만을 분리하는 비공식 경계선 대만해협 중간선 '지우기'에 대한 위협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을 위기 고조로 본 미국 관리들은 놀라면서 '이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냐'고 물었다고 한 미국 관리가 전했다. 친 대사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국 의회 방문단이 중국을 모욕했다며 '보여주기식(performative)' 장황한 비난으로 대응했다고 또 다른 관리가 밝혔다.

이에 캠벨 조정관은 "지금은 논쟁할 때가 아니라 신중함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 WP "친강과 혼외아들설 여성앵커, 유명인 생활방식, 친강과의 관계 중국 잠재적 안보 취약점으로 만들어"

친 전 부장이 몰락한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그가 미국에서 홍콩 봉황TV 앵커 푸샤오텐(傅曉田·41)과 혼외 아들을 가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생활이 검열에 의해 최고위 관리들의 사생활이 면밀히 보호받는 남성 위주의 중국 정치계에서 개인적인 무분별한 행동이 심각한 범죄로 여겨지는 경우가 드문데, 세계 정상을 만나고, 갓난 아들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여행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는 등 유명인으로서의 푸의 라이프스타일이 친 전 부장과의 관계를 중국의 잠재적 안보 취약점으로 만들었다고 중국 정치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WP는 전했다.

이 신문은 "푸샤오톈이 한 외국 정보기관에 이러한 비밀을 넘겼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푸샤오톈도 친강처럼 1년 이상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고 알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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