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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그렇게 공들였는데...”…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증권 내부통제 사고에 ‘愁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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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0. 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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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온화한 미소를 자랑하던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수심(愁心)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때문인데요. 실적이 꺾인 것은 물론, 그동안 진 회장이 공들여온 내부통제 강화 노력이 뿌리부터 흔들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에 진 회장은 주말에도 그룹 임원들을 비상 출근시키며 대응방안에 몰두했는데요. 사고를 축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주주들에게 알린 것도 신한금융에 대한 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최대한 지켜내기 위한 최선책이었겠죠.

신한금융은 이달 17일 윤재원 그룹 이사회 의장과 진 회장 명의로 주주서한을 보냈는데요. 1300억원 규모 금융사고의 전말과 함께 대응책 등을 담았습니다.

주주서한을 보내기까지 진 회장은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영업경쟁에 치중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까지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내부통제가 그룹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지난 9월 열린 그룹 창립 2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에서 "그동안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내부통제에 대한 의식이 그룹 내에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것 역시 경쟁사보다 내부통제에 있어서는 앞서 있다는 자신감이었죠.

하지만 이번 신한투자증권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발생한 금융사고는 이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그룹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죠.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로만 1357억원이 반영되면서 시장 컨센서스에 못미치는 3분기 실적을 내놨습니다. 반면 KB금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보여줬습니다.

진 회장과 마찬가지로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지난해부터 그룹 사령탑을 맡은 만큼, 올해가 두 CEO의 진검승부였는데 승기가 상당히 기울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최근 신한금융과 신한투자증권은 살얼음판입니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이번 증권 내부통제 부실 사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일각에선 상당한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진 회장이 다시 한번 내부통제를 되집고 강화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그가 이번 금융사고를 어떻게 수습할지, 그리고 어떻게 체질 개선의 발판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주도 고객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진 회장도 신한금융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CEO의 의사결정을 톱다운 방식으로 모든 임직원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그룹 임직원이 공감하고 동조할 수 있는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도 해야할 시점입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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