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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3개 3000원이라니”… 고물가에 길거리 간식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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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4. 10. 29. 17:59

서울 일대 가격 '3개 2000원' 형성
커피 가게도 잦은 가격인상 추진
전문가 "대부분 영세 사업자들…
지자체서 특화거리 조성 등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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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붕어빵 가게에서 가게 주인이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임상혁 기자
"붕어빵 값이 요즘 3개 2000원이라 많이 올랐다 생각했는데, 강남은 3개 3000원이라니 먹을 엄두도 안나네요."

29일 정오께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 있는 한 붕어빵 가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29)는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고 탄식했다. 김씨는 퇴근 때마다 붕어빵 몇 개 사 먹으려다 가도 그냥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물론 엄청 비싼 건 아니지만 예전 가격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에 풍성하게 즐기던 '길거리 간식'마저 고물가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 상승 주기가 체감상 너무 잦다는 지적이다.

전날 서울 일대 붕어빵 가격은 대개 '3개 2000원'으로 형성돼 있었다. 작년 이맘때 '3개 1000원'으로 기억하는 시민들에겐 가격 부담이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서울 강서구 염창역 앞 붕어빵 가게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예전에는 4개 1000원 하다가, 어느새 3개 1000원으로, 지금은 3개 2000원까지 올랐다. 다 오르는 추세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국민간식 붕어빵의 명성은 내려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값 인상이 부담이란 소비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커피 브랜드들이 원재료 인상을 핑계로 잦은 가격인상을 추진하면서 부터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손님이 "다음 달부터 음룟값이 또 오른다니, 이러다 한 잔에 금방 1만원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농담을 던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공감한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다음 달 1일부터 아이스음료 11종 가격을 인상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8월 커피 음료의 가격을 인상한 지 약 3달 만에 다시 음룟값 인상을 단행했다.

스타벅스 측은 이번 인상에 대해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직장인 박모씨(37)는 "이제 네 식구가 스타벅스에 한 번 오면 3만원을 넘게 써야 하니 부담이다"고 말했다.

붕어빵을 비롯한 겨울철 길거리 간식들의 가격이 빠르게 오른 이유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크다.

한국물가정보가 겨울철 간식거리인 붕어빵·풀빵·계란빵·호떡 등의 주재료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2022년 12월 기준 5년 전과 비교해 49.2%가 증가했다.

특히 팥은 2017년 3000원에서 2022년 6000원으로 두 배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봐도 올해 10월 셋째 주 기준 밀가루(곰표 중력 밀가루 1kg) 가격은 평균 1945원으로, 전년 동기(1834원) 대비 6% 올랐으며, 식용유는 전달 대비 이달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창역 앞 붕어빵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재룟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가격을 더 올려야 될 거 같은데, 지금도 비싸다고 말이 많아서 못 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호떡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권모씨도 "밀가루도 두 배 오르고, 설탕은 세 배 올랐다. 호떡 하나에 1000원 받는 것도 싸게 받는 건데, 왜 이렇게 비싸졌냐는 핀잔을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량진의 '컵밥거리'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저가 정책을 특화하고, 특화거리 조성 등 여건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대부분 영세 사업자이다. 고물가에 가격 인상으로 매출도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에서 사업자들에게 지원하면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생업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일정한 시간대와 장소 등을 조성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더 나아가 상설로 업을 할 수 있는 공간적으로 기회를 주는 방안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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