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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수도권 쏠림 주택 정책…소외된 지방에도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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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4. 11.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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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정아름 건설부동산부 기자
정아름 건설부동산부 기자
지난 5일 주택 5만호를 공급할 수도권 신규 택지가 공개됐다. '8·8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다. 12년만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까지 해제했다. 상급지로 불리는 서초구의 그린벨트가 대거 포함됐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전방위적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오름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하락하진 않았다. 매물도 늘어났지만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수요가 많은 서울 일부 지역은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고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고가 매매를 기록하는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정책에 골몰하는 동안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다. 지방 매매시장과 청약시장은 대부분 얼어붙었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하락 전환한 뒤 올해 9월까지 9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매물도 전국 곳곳에서 쌓이고 있다. 매매시장 약세로 청약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청약시장에서는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단지도 나왔다. 청약통장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다. 청약통장이 감소하면 주택도시기금은 운용에 부담이 된다.

지방 미분양은 올해 내내 5만가구대에서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이 1만4375가구로 전국 전체의 83%을 차지한다.

지방 거주자들도 '똘똘한 한 채'를 찾아 서울 원정길에 오르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KTX에 몸을 싣고 서울 아파트를 몇 채씩 사러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대단지 서울 아파트 위주로 사들인다는 사례가 전해진다. 지방 '큰 손'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세미나에서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보다는 서울 부동산 내용을 듣고 싶어한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열 채 중 두 채는 서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계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집값이 1%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방 집값이 내려 전국 집값도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반면 수도권은 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기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차가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지방간 집값 양극화는 균형 발전을 해치고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는 지방에 대해서는 주택 규제를 과감히 풀어 시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분양 해소책을 강구해 적체된 물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주택 매매 거래가 이뤄지면 후방 산업인 이사, 도배, 가구, 가전 등도 부수적으로 수요가 늘어나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방을 도외시한 부동산 정책은 결국 서울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릴 부동산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이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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