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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혁신으로 만든 ‘톱2’… 정의선, 트럼프노믹스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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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4. 11. 07. 17:56

현대차그룹 美판매, 고공행진 밑바탕
트럼프 시대… 중장기 전략변경 필수
현지·HEV 생산확대 등 대비책 마련
현대자동차그룹이 폭스바겐그룹을 누르고 '톱2'로 올라선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정의선 회장의 뚝심과 혁신 속 현지에서 품질을 인정 받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현지 니즈를 반영한 라인업 등 마케팅 전략이 정확히 먹혀 들었다. 그렇게 고공성장하며 입지를 굳혀가는 와중 맞이한 '트럼프 시대'는 중대한 변수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대외 정책리스크에 가장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준비해 온 현대차의 저력이 지금부터 시작될 거란 기대가 함께 나온다.

◇공들여 온 美 시장, '트럼프노믹스' 넘을까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 중 미국 비중은 30%에 달한다. 내연기관 차량 보다 수익성이 높은 전기차의 미국 내 인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2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총 10만1333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3% 늘어난 수치로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와 기아의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다양한 SUV 라인업도 미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승승장구하는 현대차 앞에 등장한 '트럼프노믹스'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변화를 요구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트럼프는 후보 때부터 공공연히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고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강조해 왔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향 수출 물량을 유지하며 관세 10%를 비용으로 처리한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잠재적으로 각각 2조7000억원, 1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트럼프 공약처럼 모든 멕시코 발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까지 매겨진다면, 기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추가적으로 8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이 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현대차와 기아의 잠재적 영업손실 규모는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각각 18.1%, 21.7%에 해당할 만큼 매우 큰 비중이다.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차량의 약 60%는 국내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일 정도로 미국 수출 비중은 높다.

조희승 iM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월 2000억~4000억원, 1000억~2000억원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IRA 폐지나 축소에 따라서도 7500달러의 보조금 액수에 수정이 가해지는 만큼 비용 상승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비 시나리오 있다… 美 생산 확대·HEV로 속도조절

이 때문에 기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속도조절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한편, 하이브리드 차 생산을 늘려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선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6만대)과 기아 조지아 주 공장(34만대)의 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4분기에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혼류 생산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 권역본부장 사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내 생산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그 수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 전역의 835개 딜러가 8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판매량) 절반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지아주에 있는 HMGMA는 현재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미국 현지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신설된 대관 조직 'GPO(Global Policy Office)' 등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정책에 따른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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