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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국가암검진 자격 확대…관련 학회 ‘의료 질 저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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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1. 13. 14:26

5주기 국가암검진 평가 앞두고 가정의학과·외과 확대 결정
소화기내시경학회 세부전문의 한해 300명…확대 이유 없어
"정책변화 강행 시 국민건강 수호 위해 가용한 조치 행할 것"
내시경검사
내시경 국가암검진 사업이 중대기로에 놓였다. 정부가 최근 내시경 암검진 자격을 가정의학과와 외과까지 확대키로 하면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자격 완화 조처가 내과의 내시경 국가암검진 사업 독점을 깨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지만, 의료 질 저하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은 만40새부터 증상과 무관하게 위내시경검사를, 만 45세부터 분변잠혈검사 시행이 권고되고 있다. 이같은 국가차원의 내시경 검사가 우리국민의 위암·대장암 조기 발견에 기여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국가암검진 내시경 시술은 내과가 독점했다. 하지만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 전문위원회가 5주기 국가암검진 평가(2025~2027년)를 앞두고 내시경 인증의 자격 확대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정의학과와 외과에까지 내시경시술 인증의 자격 교육 및 부여권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서다. 해당 안건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암검진 전문의 회의에 상정돼 투표까지 진행됐다.

가정의학과와 외과의사들은 정부의 이번 정책 변경을 환영하고 있다. 내시경 시술을 특정 과가 배타적으로 독점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 좋지 않다는 입장에서다.
하지만 기존 연수교육을 전담해 온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위대장내시경학회 등은 암 검진 질적 저하로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다. 이들 학회는 자격완화 이유로 정부가 인력부족을 들고 있지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인증받은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가 한해 300명 이상 배출되고 현재까지 배출된 인력이 9466명에 달하는 점을 들어 정부의 이번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지금도 내시경 전문의가 충분히 양성되고 있고 서류심사, 필기시험, 구술시험 등 자격시험을 통과한 경우 내과는 물론 외과, 소아청소년과 의사도 인증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데 수련 과정이 부족한 학회가 연수교육 자격을 가져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한 연관 11개 학회들은 내시경 검진의 질적 저하 등을 이유로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국가암검진 내시경 인증의 정책변화를 철회하라"며 "정책변화가 강행될 경우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해 가용한 모든 조치를 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시경 시술 중에는 출혈, 천공, 진정관련 심폐 합병증 등 수검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내과 전문의 수련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추진 등으로 의료체계가 혼란한 상황에서 국가암검진 내시경 인증의 정책을 바꾸면 국가암검진 내시경 사업을 무너뜨리고 수준을 떨어뜨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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