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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조선·AI 수요 대응… 정기선, 그룹 경영혁신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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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1. 14. 17:55

그룹 전면서 美사업 확대 기회 모색
핵심사 대표 교체… 재무구조 등 개선
임원인사 예고, 체제 경쟁력 확보 총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년 만의 전격 승진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건, 내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그룹 전반의 결정을 주도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조선업에서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 아니라, 빅테크의 나라 미국은 AI 육성을 위해 대대적인 데이터센터 설립을 단행하고 있어 전력기기 시장 수요가 급증 중이기도 하다.

그룹 내 경영 보폭 확대에 이어 지분을 물려 받아 실질 지배력을 높일지도 관심사다. 사촌 형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수석부회장으로서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2년 1개월간 그룹의 혁신을 이끈 끝에 총수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실제로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그룹 지주사 HD현대 지분은 지난 상반기 기준 5.94%로 종전보다 0.68%포인트 늘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26.6%다.

14일 단행 된 HD현대 사장단 인사에서 조석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최근 HD현대일렉트릭의 성과가 높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 영업이익은 3152억원으로 전년대비 137% 증가했으며,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는 2배 이상 오른 7117억원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공급 과정 전 단계에 필요한 전기전자기기 및 에너지 솔루션 공급 업체로, 2025년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인프라 확대로 현지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주목받는 회사다.

이 외에도 HD현대삼호 대표이사에는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이 송명준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다.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는 김영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업황 악화로 실적이 감소한 상태다. 올 3분기는 적자전환해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하는 등 개선할 부분이 많다. 이에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HD현대오일뱅크가 그룹의 에너지 사업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기도 했다. 송명준 사장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에서 재무 및 사업기획을 담당하고 현재 HD현대의 재무지원실장 등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통을 공동대표이사로 앉혀 재무적 안정성을 꾀하는 전략인 것으로도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2025년은 핵심사업별 경쟁력 강화와 미래 친환경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조선사업 부문은 안정적인 조업 물량확보와 공정안정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향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확대는 물론 초격차 기술 개발 및 내재화를 통해 불황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건설기계 부문은 차세대 신모델 개발 완료, 울산 신공장 준공, 시너지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 등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며, 정유·석유화학 부문은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화학 시장 악화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조직문화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며, 그룹은 조만간 임원인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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