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여야의정협 좌초 위기···환자들 내년도 의료공백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0010010395

글자크기

닫기

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11. 20. 17:43

'내년 의대정원·의평원 무력화' 갈등 지속
의협·전공의·의대생·교수, 여야의정협 불참
중증환자들 "내년도 의정갈등 희생 걱정···전공의 대화 나서야"
응급실 이송되는 환자<YONHAP NO-4202>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
내년 의과대학 정원 문제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독립성을 두고 의정 갈등이 격화되며 여야의정협의체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10개월째 의정 대립에 희생된 환자들은 내년에도 의료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 열흘이 지났지만 의료공백 사태 핵심인 전공의 단체와 의대생 단체, 의대교수 단체 모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실효성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협의체를 통해 연내 의료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여당 목표도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협의체 출범 후 정부가 추진하는 의평원 의대 심사 완화와 내년 의대 증원에 대한 의정 갈등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한 날인 지난 11일 지역 의대에 대해 의평원 평가 기준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의료계는 정부가 정원을 대폭 확대한 지역 의대에 대한 의평원 평가를 무력화해 지역 의료와 의대 교육 질을 떨어트린다고 비판한다. 여당과 별개로 교육부도 의료대란이 발생한 지금처럼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 의평원이 의대를 불인증 하기 전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는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규정' 개정 작업 중에 있다.
의료계는 정부여당이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의평원 자율성 등을 논의하자며 참여를 요구했는데도 협의체 출범일과 같은 날 해당 법안이 발의됐다는 점에서 불신이 깊어졌다는 입장이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협의체에서 의평원 독립성을 논의하자 해놓고 출범일에 의평원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수능이 지난 14일 치러졌지만 내년 의대 정원에 대한 의정 대립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의대 증원 방침 변경은 입시 일정 상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내년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고 의대생 집단 휴학도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에 참여하면서 증원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3월에 (기존 정원보다) 1000명만 늘어나도 교육이 불가능하다. 의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모집 정지가 그나마 가장 최선의 수"라며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전공의들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더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지난 15일 대표자 총회를 열고 "정부의 비과학적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독단적 추진을 의료 개악으로 규정한다"며 내년에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의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내년 의대정원 논의가 없는 협의체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불참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의원에 제출한 '빅5 상급종합병원 초진, 재진 진료현황'에 따르면 빅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초진 진료건수가 의료대란이 진행된 올해 2월~6월 사이 65만9865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32.7% 줄었다. 전 의원은 적기 진료받았어야 할 중증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가 중증질환자 초과사망 등 의료대란이 국민 건강에 미친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