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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적합한 시장”… ‘유니버스’ 중동세일즈 나선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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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4. 11. 21. 17:55

독자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정태영, 9년간 투자금액 1조원 달해
설계에 강한 '테크기업'으로 재탄생
카드업황 악화 속 새 수익체계 구축
"중동 국가들의 금융과 기술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현대카드의 미래에 무척 적합한 시장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중동으로 사업 확장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출장을 다녀오면서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모양새다. 앞서 일본에 수백억원 규모로 수출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유니버스'를 중동에 판매하기 위해 세일즈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유니버스는 정 부회장이 추진해 온 디지털 투자의 결실이다. 디지털이 금융권 화두였던 지난 2015년 정 부회장은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했고, 이후 매년 영업이익의 30%를 인공지능(AI) 등에 투자해 왔다. 9년간 투입된 투자금액만 1조원에 달할 정도다. 정 부회장이 카드업계 유일한 오너 최고경영자(CEO)인 덕분에 아낌없는 투자가 가능했다. 이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비즈니스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체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향후 현대카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사우디라아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두바이 등 중동 출장을 다녀왔다. 정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우디, 아부다비, 두바이를 돌면서 사업의 기초를 다졌다"며 "사업진출을 염두에 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아부다비, 두바이,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이스라엘, 요르단, 오만이 모여있는 이 곳은 시장의 예감이 온다"며 중동 시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부회장이 중동 출장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유니버스'의 영업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독자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고객 초개인화 플랫폼이다.

현대카드는 앞서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SMCC에 유니버스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판매 금액은 수백억원 규모다.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각국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게다가 금융사만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아니어서 타 업종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출 사례가 레퍼런스가 되어 현대카드의 해외 세일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기대된다.

유니버스는 정 부회장이 주도해 온 디지털 투자의 성과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산업혁명보다 더욱 거센 데이터 혁명의 시기"라며 "현대카드는 그 강을 거의 넘어왔고 이를 위해 지금까지 인공지능에만 1조원을 투자해왔다"고 언급했다.

'카드업계 이단아'로도 불리는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혁신을 이끌어 왔다.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 전환 이후 2016년에는 알고리즘 전문조직을 신설했으며, 2019년에는 '초개인화'라는 방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데이터 분석 체계 '태그'를 개발했으며, 이후 데이터 분석에서 설계로 방향을 바꾸면서 '업의 전환'에도 속도가 붙었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인력도 2015년 20명 수준에서 현재는 500여명으로 늘어났다. 직원 4명 중 1명이 디지털 전문 인력인 셈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의 현대카드에 대해 "어떤 알고리즘을 반영해도 원하는 데이터를 산출해낼 수 있도록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랫폼을 궤도에 올려놨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데이터 플랫폼을 판매하는, 데이터 설계에 강한 '테크기업'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디지털에 대한 정 부회장의 시각은 SNS에서도 드러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SNS에 "기술을 쓸 지, 기술에 점령 당할지는 오로지 금융권의 자세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카드가 디지털을 적극 받아들이고, 업의 전환을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금융사에서 테크 기업으로 업을 전환하며 독자 기술로 AI 소프트웨어 개발해 수출한 대한민국 최초의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CEO의 앞선 통찰력과 10여년에 걸친 뚝심 있는 투자 덕분"이라며 "앞으로 테크 기반의 글로벌 확장을 통해 금융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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