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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대흐리기’ 본격화… 김일성 상징 ‘태양·주체’ 축소·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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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1. 26. 13:52

최고 존엄 상징인 김일성의 '태양'·'수령' 칭호
김정은이 직접 사용… '주체' 연호 의도적 삭제
통일부 "김정은 생일, 공휴일 지정 가능성…
김정은 초상화·배지 사용 주목, 우상화 가시화"
김정은, 신포시 바닷가양식사업소 건설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 바닷가양식사업소 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
통일부는 북한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 흔적을 축소하는 이른바 '선대 흐리기' 정책을 통해 자신의 독자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26일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강국' 등의 표현을 최근 들어 자주 쓰고 있다.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국가성'을 전면에 내세워 대남·대미 적개심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곧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논리로 주민 세뇌도 가속화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 주요동향' 정보분석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선대 흐리기' 정책 강화 동향에 대해 "혈통을 통치 기반의 정당성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완전한 부정은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선대와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동시에 이를 뛰어넘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김일성의 상징인 '태양'과 '주체' 연호를 삭제하거나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다. 태양절로 기리는 김일성 생일 (4.15) 이후엔 아예 김정은 본인을 '태양'에 비유한 표현도 쓰였다. 북한은 4월 17일 '주체조선의 태양 김정은'이라고 선전했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공식매체에서도 '주체' 연호를 노골적으로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삭제한 흔적도 발견됐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월 처음으로 제호에서 '주체' 연호를 삭제했다. 김정은 선전물과 안내물에서도 주체 표기는 의도적으로 지워졌다.

◇북한을 '김정은 강국', '김정은 강국시대'로 표현… 최고 존엄 상징 '수령' 칭호 본격 사용

김정은이 최근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달 '제2군단 지휘부' 지도 현장에서 '국무위원장'이라는 마크가 부착된 외투를 입고 등장했다. 이어 평북 수해복구 건설장에서도 같은 마크를 붙이고 나왔다.

상징물과 선전물을 통한 우상화 작업도 노골화하고 있다. 김일성에게만 쓰였던 최고 존엄의 의미인 '수령' 존칭도 김정은이 가져갔다. 지난 2012년 '원수' 칭호를 받았던 김정은은 수령복이라는 단어로 처음 썼다. 수령 칭호는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간헐적으로 쓰였지만, 최근엔 수령 앞에 '인민적·탁월한·걸출한·위대한' 등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독자적 우상화는 2021년경부터 강화하기 시작해 올해 가시적인 격상을 시도 중"이라며 "향후 (김정은) 초상화나 배지 사용이 더 많아질 수 있고, (김정은)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 등으로 (우상화 작업을) 가시화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절대왕정시대에나 쓰이던 '김정은이 곧 국가'라는 선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 자체를 '김정은 강국'으로 표현한 게 대표적 예다. 통일부는 북한이 핵무력 강화 노선을 강조하기 위해 관련해 '김정은 강국시대' 등을 지속 언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무력을 완성한 지도라는 '통치력'을 집중 부각하는 행보로 읽히는데, 북한은 이를 통일 지우기 정책의 일환인 '적대적 두 국가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로 쓰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국가핵무력건설대업 완수'를 선포했다. 핵무력 강국을 완성했다는 정치적 성과를 지속 선전해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하고 주민들의 내부결속을 도모하는 의미로 보인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평양 무인기 사건을 대내외적으로 공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분석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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