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최태원 代이은 인재사랑… 인재보국 산실로 꽃피웠다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SK그룹, 장학생 총 5000여명 지원
미래인재 콘퍼런스 열고 인재 토크
패널 참석 최태원, 학생들과 소통
AI로 복원된 선대회장과의 만남도

"협동을 통해 사회 문제를 적절히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인재일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시작된 '인재 사랑'을 넘어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1974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인재들과 함께 무럭무럭 성장해 50주년을 맞았다. 재단은 그간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보국(人材報國)' 뜻을 바탕으로 오로지 '실력'만을 고려해 학생들을 지원하던 그야말로 우리 사회의 '숨은 보석'으로 활약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단순한 지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장학생들과 틈틈이 토론을 즐기며 이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1998년부터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올해는 재단을 50주년을 기념해 선대회장의 뜻과 재단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가졌다. 여기에 AI(인공지능), 친환경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를 위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석학들과 함께 논의했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이날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창립 50주년를 기념해 '미래인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각각 '가지 않은 길에서 혁신을 찾다'와 '인재의 숲에서 인류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그랜트 퀘스트 세션과 인재 토크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인문계·이공계 학생들과 국내 주요 석학들이 참여했다.

인재 토크 세션에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패널로 참석했다. 과거 재단 후원을 받아 해외 유학길에 올랐던 염재호 태재대 총장(전 고려대 총장)이 좌장을, 김정은 메릴랜드대학교 교수 등이 패널을 맡아 행사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21세기 기술 발달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인재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최 회장은 이날 "과거 지식 혹은 지혜가 많은 사람을 인재라 했지만, 이제는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고 자원(돈) 등을 적재적소에 배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인재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경제 즉, 돈을 중요한 가치로 보는 사회지만 미래에는 민주주의, 자본주의, 교육 등도 완전히 바뀔 거다. 이 과정에서 보일 사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협동을 통해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인재들이 여러가지 협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며 "(최종적으론) 집단으로 모여 지성을 만들어야 변화된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를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최 회장은 다양한 형태로 인재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홈커밍데이에 참석해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올해 10월에도 경기도 이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홈커밍데이에 참석해 "50년간 이어온 지식의 선순환이 향후 50년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발 나아가 2018년 부친의 뜻을 이어받은 '최종현학술원'을 설립하는 등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를 잇는 인재경영으로 기업을 넘어 산업계와 국가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진행된 그랜드 퀘스트 세션에서는 각 분야 석학들과 이공계 미래 인재들이 반도체, 인공지능, 합성생물학, 역노화 등 10개의 과학기술 분야의 도전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논의했다.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를 비롯해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 이준호 서울대 교수 등 국내외 최고 석학들이 모여 과학기술 분야의 난제를 이공계 학생들과 풀어가며 미래인재에게 비전과 영감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인재 콘퍼런스 이후에는 최 회장과 재단 장학생들이 모여 AI로 복원된 최종현 선대회장을 영상으로 만나는 내부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의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가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일평생 힘써왔던 최 선대회장의 설립 철학을 기리며, 재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전과 미션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