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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회장 선택은 이환주...재무통이자 보험 CEO 커리어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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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최정아 기자

승인 : 2024. 11. 27. 18:09

친정체제 구축 신호탄 될 듯
성공적인 라이프생명 통합 등 경영능력 입증
요양사업 등 신사업 확장 등 미래성장동력 기반 구축
리스크관리·수익성 강화·인니법인 정상화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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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은행과 증권, 카드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교체를 최소화 했던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2년차인 올해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부터 교체를 단행하면서 '친정체제'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 회장은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을 선택했다. 이 후보자는 역시 KB금융 내 CEO '등용문'인 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이면서 영업과 전략 등 다방면으로 요직을 거친 준비된 CEO다.

양 회장이 이 후보자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 후보자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데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국민은행 사령탑에 오른 뒤에는 올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사태로 뒤처진 실적을 끌어올리고, 인도네시아법인 KBI의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KB금융그룹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사장을 결정했다.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다.
이날 대추위에는 양종희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사외이사인 오규택 이사와 여정성 이사, 최재홍 이사가 참여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대추위 멤버이나, 본인도 후보 중 한명인 만큼 이번 대추위에선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대추위 관계자는 "내실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 효율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이환주 후보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추위는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은행장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내·외부 후보 풀을 상시적으로 검증해왔고,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 말부터 본격적인 CEO 선출 작업에 돌입했다.

당초 이재근 행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양 회장은 변화를 선택했다. 이환주 은행장 후보는 영업과 기획, 외환사업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는데, 특히 그룹 CFO(부사장)를 맡아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영업과 기획, 전략, 재무 등 차기 은행장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게다가 KB라이프생명 사장을 맡아 경영능력도 보여줬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작업을 맡아 성공적인 합병을 이뤄냈다. 아울러 내부결속을 단단하게 다지면서도 새 비즈니스에도 속도를 내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 후보자가 사장으로 취임한 첫해인 2023년 KB라이프생명은 256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90% 달하는 성장세다. 올해도 3분기까지 276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그룹 내 핵심 자회사로 자리잡았다.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요양사업을 확장하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양종희 회장이 본인처럼 성공적인 보험 CEO 커리어를 갖춘 이 후보자에게 은행 사령탑을 맡기면서, 자회사 CEO 사이 경쟁체계를 더욱 확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본격적으로 은행 경영에 나서게 되면, 우선 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함께 영업력 확대에도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연계 ELS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이에 더해 배임 등 잇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아울러 캄보디아와 싱가포르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1조5000억원가량이 투입된 인도네시아 법인 KBI(옛 부코핀)의 부실은 여전해 은행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그는 KBI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경쟁사 대비 뒤처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추위는 "지주와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며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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