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양곡법’ 되풀이… ‘과이불개(過而不改)’ 말아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02010000406

글자크기

닫기

정영록 기자

승인 : 2024. 12. 02. 18:04

정영록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 등 농업 관련 쟁점법안이 야당 주도로 통과됐습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즉각 발표했습니다.

양곡법 개정안은 정부가 쌀 초과 생산분을 의무 매입하고, 쌀값이 평년가격 이른바 '공정가격' 밑으로 떨어질 경우 차액을 보전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야당의 양곡법 개정 시도는 지난 21대 국회 활동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역설적으로 정부와 야당의 찬반논리는 동일합니다. 바로 '우리 농업을 위해서'입니다. 다만 '위해서'의 방점이 전자는 우리 농업 기초체력을, 후자는 눈앞의 가격에 매몰된 포퓰리즘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쌀 자급률은 105%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원리에 따라 쌀값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쌀이 주식이라는 이유로 '식량안보'라는 명분 속에 농업인의 요구조건을 들어줬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작물 전환을 유도하고, 재배 면적 감축 정책을 내놓는 등 구조 개선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야당과 일부 농업인들이 주창하는 '쌀값 20만원'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면 쌀 농사를 포기하는 농업인이 몇이나 될까요. 굳이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동기가 생길까요.

산업은 경쟁을 통해 성장합니다. 우리 농업·농촌은 이상기후와 고령화·인구소멸 등으로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농업 육성, 가치사슬 확대를 위한 농식품 신산업 지원, 낡은 구조 개선 등 과제가 산적한 실정입니다.

공자님 말씀을 담은 논어에는 '과이불개(過而不改)'라는 말이 나옵니다. '잘못한 것을 고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의미로 시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잘못을 되풀이하는 행태를 목도해야 할까요.
정영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