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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선호·대출 규제 탓에… ‘마용성’ 인기 시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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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12. 02. 17:48

하락세 지속… 반년 새 0.1% 밑돌아
한 달 만에 1억 넘게 호가 떨어진 곳도
대출 한도 줄면서 매수 수요 급락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아파트값이 치솟으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못지않은 서울 최선호 주거지역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들어선 수요가 줄면서 매매시세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포구 대현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던 상황에서 대출 규제 등 가격 하방 요인까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확 꺾인 모양새"라고 말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지난달 25일 기준) 용산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전주(0.11% 상승) 대비 상승률이 0.3%포인트 줄었다. 주간 기준으로 용산 아파트값 상승률이 0.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5월 마지막 주 이후 6개월 만이다.

마포·성동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1월 마지막 주 마포구와 성동구 아파트값은 각각 전주 대비 0.06%, 0.08% 상승에 머물렀다. 마용성 지역 주간 상승률이 모두 0.10% 아래로 줄어든 것으로, 이 또한 지난 5월 둘째 주 이후 반 년 만에 있는 일이다.

매물 시세도 하락세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 자이' 전용면적 84㎡형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는 14억9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평형이 지난달 초 16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한 달 새 1억원 넘게 시세가 떨어졌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코오롱' 전용 114㎡형 시세도 현재 22억5000만원 선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억5000만원 가까이 호가가 낮아졌다.

연일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었던 올해 여름과 180도 다른 분위기다. 지난 8월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2.59% 오르며 당시 서울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마포(1.67%)·용산구(1.52%)도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지난 9월부터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직격타를 마용성 아파트들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포구 H공인 관계자는 "마용성은 최근 몇 년 새 서울 내 상급지로 주목받으면서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고 이곳으로 이사 오는 매수자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대출 한도가 줄면서 주담대(주택담보대출)를 지렛대 삼아 상급지로 갈아타기 하려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아파트 시세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축 아파트 위주로 짧은 기간 가격이 급등한 점도 최근의 마용성 집값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때는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은 재건축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 가운데 마용성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것이 대부분 신축 아파트였다는 점에서 매수세도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동구 S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는 압구정·반포·잠실동 등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곳들이 즐비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수요가 여전히 많지만, 마용성은 재건축 단지에 비해 신축 단지를 선호하는 젊은 수요자들이 많다 보니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분위기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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