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탈 요인 '미스매치' 꼽혀
"공공일자리 등 임시방편 안 통해
정부·기업차원 환경조성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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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모씨(32)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부터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다. 김 씨는 "생각하던 수준의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어느 순간 포기 단계에 들어섰고, 의욕도 잃었다"고 했다.
◇미스매치 현상 니트족 양산…1년 새 8만6000명 늘어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층(25∼34세)이 1년 새 8만6000명 늘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20만명대였던 그냥 쉬는 청년은 2019년 30만명을 넘어선 이후 이제 40만명 시대를 맞았다. 당장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잠재성장률 하락은 물론 정부의 '역동경제'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냥 쉬는 청년층 증가세의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지목됐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보고서에서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늘어나며 42만2000명에 달했다. 이 중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자발적 쉬었음'은 28.2%였고, '비자발적 쉬었음'은 71.8%였다. 쉬었음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할 확률(5.6%)은 실업 상태(26.4%) 보다 크게 낮아졌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시장원리 따라야
'쉬었다'는 청년이 늘어난 것은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대신 수시·경력 채용을 늘리면서 취업문이 좁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일각에선 "요즘 청년들이 힘든 일을 마다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으나, 근본적인 이유는 청년들이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을 가진 일자리가 부족한 고용시장의 이중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가 '니트족'(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이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지 않도록 제어하는 동시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미 지난정부처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일자리 지표'만 개선하는 임기응변식 처방으로는 앓아누운 청년고용이 낫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상황이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가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향후 청년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 사이의 노동 이동 추이를 주시하는 한편 청년층 고용 상황 둔화가 전체 노동시장 둔화로 이어질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