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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3년 ‘독립 경영’ 마친 대우건설…중흥 ‘DNA 이식’ 성장 기회?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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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14. 14:10

대우건설 '독립 경영' 지난해 마무리
올해 ‘중흥 오너 家’ 김보현…대우 ‘신임 대표’ 선임
'지난해 역성장' 대우건설 ‘실적 확대·경영 안정’ 과제
대우 “주택·해외 성적 우수…중흥과 시너지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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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본사 전경./대우건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품은지 4년째를 맞았다. 무엇보다 올해는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본격적인 발돋움을 옮기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2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약속한 3년간의 독립 경영 보장이 작년부로 끝났다는 점에서다. 그 일환으로 중흥그룹은 정창선 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올해 대우건설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본격 진행될 대우건설의 중흥화(化)를 두고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이 다소 공존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큰 내홍 없이 중흥·대우건설의 협력체계가 비교적 잘 운영되어 왔지만, 건설업계 불어닥친 위기 상황에 기업의 지배 구조적 변화는 그 견고함을 잃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들였던 2조원 가운데 남아있는 9000억원가량의 인수 금융 상환 시기가 오는 2월 말로 다가오며 최근 계열사들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끌어들였다. 어려운 업황 속 부채 부담이 다소 확대된 셈이다. 대우건설 또한 최근 수년간 지속된 주택 경기 침체, 원자잿값 급등으로 최근 매출·영업이익 하락을 겪고 있다. 이에 올해 중흥·대우건설이 위기 속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말 이사회를 통해 선임된 김보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주택 분양, 해외 사업 등의 계획을 세우고 실적 확대를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올해 주택 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은 전국 20여개 단지에서 총 1만5000가구 규모의 아파트·오피스텔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에서는 최근 베트남 최대 부동산 국영기업인 베카멕스와 현지 개발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합의를 앞두고 있다. 최근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혼란한 정국 상황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고환율, 원자잿값 상승 등의 이유로 다른 건설사들이 연초 적극적인 사업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빠르게 올해 사업 방향을 정한 것이다.

이는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4년 차가 되는 올해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경영방침을 지난해부터 착실히 준비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중흥그룹은 올해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한 지주 체제 개편을 완료함과 동시에 대우건설과의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에 작년 말 중흥그룹은 중흥 오너 일가인 김보현 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그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도 발 빠르게 진행했다.

연초부터 실적 확대를 위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우건설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흥의 대우건설을 향한 'DNA 이식'이 성공적인 결과로 마무리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2조9901억원) 대비 14.8% 감소한 2조5478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1902억원) 67.2% 감소한 623억원에 머물렀다는 점에서다.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대내외적 변화는 목표 달성의 방향성을 잃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단행한 대표이사 등 임원 인사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실적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대우건설이 전문경영인인 백정완 대표이사 체제에서 오너 일가인 김보현 대표를 선임한 점, 임원 인사를 통해 미등기 임원 규모를 전년 대비 18%(16명) 줄인 가운데 중흥그룹에서 넘어온 핵심 인사들은 유임됐다는 것 등 때문이다. 실적 회복보다는 대우의 중흥화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이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지원도 다소 동력을 잃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흥그룹이 지난 2022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자금을 빌렸던 2조670억원 규모의 인수 금융 중 아직 상환하지 못한 8932억원의 자금 상환 시기가 올해 2월말로 다가와서다. 남은 인수금융 상환을 위해 중흥그룹 지주사인 중흥토건은 작년 한 해 동안 12곳의 계열사에서 총 1조1430억원의 차입금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지속적인 원가율 상승, 일부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영업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작년 공급에 나선 아파트 분양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새로 수주한 공사들에는 상승한 공사비가 반영되기 때문에 목표하고 있는 실적 상승 전환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정원주 회장은 지속적으로 김우중 대우그룹 초대 회장의 도전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 도전정신을 되살리고 있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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