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尹 없이 심리 진행 관측…“현직 대통령 정당한 권리 무시”

14일 첫 변론 불출석…16일도 불출석시 심리 가능
법조계 "공수처 체포 시도로 출석 못한 상황 감안해야"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경호 및 신변안전 등에 대한 우려로 불출석하면서 2차 기일인 16일부터 출석 없이 심리가 진행될 수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계 일각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불법적인 체포 체포 시도로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못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헌재가 심리 절차를 진행시키는 것은 현직 대통령의 정당한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오후 브리핑에서 '첫 기일에 윤 대통령이 불출석하는데 향후 재판 진행은 어떻게 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52조 1항에 따라 불출석하면 다음 기일을 지정한다"며 "2차 기일부터 소추 사유 기일로 심리 상정이 진행된다. 1차는 빨리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제52조 당사자의 불출석과 관련해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 △다시 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아니하면 그의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일각에선 헌재법 52조2항의 '두번째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의 경우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세번째 기일부터 불출석 심리가 가능하다고 해석해야 하는지, 아니면 두번째 기일 불출석시 바로 심리할 수 있다는 것인지는 견해가 갈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다만 다수의 법조인들은 첫번째 재판 기일인 14일은 윤 대통령 측이 불출석을 확정한 상태라 두번째인 16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헌재가 16일에 바로 심리를 개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흐름이라고도 설명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첫 변론에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면서 기일만 정한 채 9분 만에 종료됐다. 본격적인 심리는 2회 기일부터 시작됐다.

일부에선 윤 대통령의 경우 공수처의 불법적인 체포 시도로 인해 기일에 참석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며 공수처가 헌재에 출석하려는 윤 대통령을 상대로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무영 변호사는 "현재 윤 대통령 측이 출석 하지 못하는 사유라고 밝히는 공수처의 불법적인 체포 시도는 출석을 못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된다"며 "(법리상) 출석이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해석되는 이상 정당한 출석불응 사유를 무시하고 헌재가 대통령 불출석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절차로 인정받을 수 있을것인지 매우 큰 의문이다. 헌재가 현직 대통령의 정당한 권리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탄핵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에 공수처 때문에 출석을 못한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