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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물가는 잊어라”…환율급등에 ‘장바구니 비상’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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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1. 14. 16:22

장바구니물가 연합뉴스2
서울 한 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공기밥이 2000원이라니, 이제 밥 추가하기도 부담이네요."
환율 상승으로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이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제철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뿐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들도 줄줄이 오르면서 연초 먹거리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올해 경제지표 방향을 보면 '물가가 오를 일만 남은'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상 '물가 안정'은 잊어라…고환율로 소비자물가 '꿈틀'
14일 경제계에선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됐지만, 올해에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14.18(2020년=100)로 전년보다 2.3% 오르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연초부터 고환율 여파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정세를 찾던 물가를 자극한 최대 복병은 환율이다. 최근 달러 강세와 함께 정치 혼란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1470원대로 올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한마디'에 환율이 장중 20∼30원이 오르내리며 출렁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품 원료나 가공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t당 1만1238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평균가격에 비해 1.5배 이상 올랐다. 커피 원두값(아라비카)도 0.45㎏당 평균 3.23달러로 1년 전 보다 73% 급등했다.

그만큼 환율 상승의 여파는 '소비자 장바구니'를 직격하게 된다. 당장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전량 수입해야 하는 원유를 비싼 가격에 사들여야 하고, 이는 고스란히 국내 경제주체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702.3원으로 새해 들어 31.65원(1.9%) 상승했다. ℓ당 17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10일(1700.22원)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취임에 명절까지…정부 '연초물가 잡기' 총력전
여기에 설 명절을 보름 앞두고 '차례상 가격'도 치솟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으로 전통시장은 30만2500원, 대형마트는 40만951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비해 각각 6.7%, 7.2%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문제는 물가가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가격이 올랐는데, 현재 흐름대로라면 기름값이 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공포가 커지며 물가 안정이 선결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연초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판매자에게 운송비의 50%를 지원하고, 설 성수품을 온라인 도매시장 특화상품으로 선정해 10% 할인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정부 민생안정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설 명절 대비 일일 물가 조사를 시행해 매일 관계부처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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