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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2025 유통]“국내로, 해외로”… 공격적 영토확장 승부수 띄운 현대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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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1. 14. 17:45

청주·광주·부산 등 신규 출점 준비
中·홍콩 등선 '더현대 글로벌' 검토
"확장전략 앞세워 '新 3高' 적극 대응"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심모원려(深謀遠慮)'다.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 번, 세 번을 두드리는 안정적 경영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올해는 사뭇 다르다. 정 회장은 올해 현대백화점의 영토확장이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익숙함을 버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성장통의 과정을 겪어야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년사에서도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적극 실천하며 성장 동인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출점은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등 확장전략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신(新) 3고(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3곳의 신규 점포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2021년 '더현대 서울' 출점 이후 4년 만이다. 올 5~6월 충북 청주에 커넥트현대 2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7년에는 더현대광주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프리미엄아울렛(가칭)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광주와 부산은 현대백화점이 지역 첫 번째 백화점·프리미엄아울렛 진출 지역으로 의미가 크다. 두 곳에 쏟아붓는 투자금액만 1조9000억원.

'더현대 광주'는 1998년부터 2013년까지 광주 송원백화점 위탁 운영 이후 전라도 지역에 여는 첫 번째 백화점이다. '더현대 광주'는 관광·문화·예술·여가와 쇼핑을 융합한 국내 최초의 문화복합몰로 연면적만 30만㎡에 달한다. 규모만 따지면 더현대 서울의 1.5배다. 부산 프리미엄아울렛도 롯데와 신세계가 이미 치열한 아웃렛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에 후발주자로 도전장을 내민 첫 지점이다. 9만9000㎡ 부지에 짓는 이 아웃렛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더현대 글로벌'을 올해 태국에서 열 계획이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이다. 지난해 VIP 제휴 등 업무협약을 체결한 태국 리테일그룹 시암피왓과 손잡고 아이콘 시암 등 태국 주요 쇼핑몰에 더현대 글로벌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태국 외에도 중국·베트남·홍콩·유럽 등에서 더현대 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글로벌 론칭을 통해 일본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팝업스토어로 초기 테스팅 단계를 거쳐 법률적인 부분이나 일본 고객들의 브랜드 선호도 등을 확인했다"면서 "사업을 더욱 정교화해 전 세계에 K콘텐츠를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은 자회사인 지누스와 현대면세점 등의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역사상 가장 큰 인수금액인 8790억원으로 2022년 3월 현대백화점에 편입된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는 인수 후 계속된 실적 악화로 정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 반등을 시작하며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스몰박스 개발로 부피를 줄여 물류비용 등을 절감했고, 적극적 프로모션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2018년 사업진출 후 내내 부진했던 현대면세점도 올해는 해볼 만하다.

현재 면세업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여객수에 입찰단가를 곱한 공항임대료 산정방식에서 현대면세점이 가장 낮은 입찰가를 써내 다른 면세점과 비교해 손실 폭이 적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이 올해부터 정상 운영화되기 시작하면서 공항점에서 흑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단체관광객이 여전히 막혀 있어 시내면세점에서 계속된 적자로 고전이 예상된다. 2022년 661억원, 2023년 312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171억원 등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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