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급協 소속 4개 선급 승인 획득
극저온·액화수소 손실없이 운송 가능
쉘과 운반선 개발 협약 2030년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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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는 액화수소 탱크 제작을 위해 지난해부터 노르웨이선급과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 제작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표준 용접 절차와 평가 항목을 만들어 선급 승인을 획득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수소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해상에서 육상을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부문으로, HD현대의 주요 미래 먹거리다.
14일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국제선급협회 소속 4개 선급인 로이드선급·미국선급·노르웨이선급·한국선급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최초로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의 소재 선정 및 검증, 용접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또한 진공 단열 기술을 개발해 선박 운항 중에도 영하 253도의 환경에서 액화수소 탱크의 단열 공간을 진공상태로 유지해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게 했다.
향후 성장할 국내 수소차 시장과 발전용 원료의 니즈를 떠올린다면 수요가 급격히 늘어 날 수소를 국내에서 확보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수소생산이 용이한 호주 등 국가에서 저렴한 암모니아를 확보하고 이를 매입해 해상운송해 와 국내에서 대규모 저장 탱크에 저장, 크래킹을 통해 추출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액화수소 운송이 가능하다면 암모니아가 아닌 액화상태의 수소를 바로 수입하거나, 반대로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규모의 수소 경제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액화수소운반선'이 필수라는 의미다. 정기선 부회장의 사촌 형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판을 만들어 키워가고 있는 '수소 생태계'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시대, 무탄소에너지인 '수소' 거래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열쇠가 액화수소운반선이다.
HD현대는 전사적으로 수소를 주요 신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성장 계획 중 하나로 육·해상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30 신성장 로드맵'을 실천 중이다. 이 로드맵의 핵심은 각 계열사의 인프라와 기술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육상,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을 구축하는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을 위한 공동 협약을 맺고 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어 HD하이드로젠을 통해서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추진을 위해 1400억원을 출자해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HD하이드로젠은 계열사 간 수소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 혁신에 주력할 것을 예고했다. HD현대그룹의 주요 신사업으로는 수소와 함께 신약개발, 소형원자로(SMR) 지분투자 등이 꼽힌다. 공통적으로 탈탄소를 추구한다.
HD현대는 신약개발을 위해 AMC사이언스를 설립해 신약 연구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미국 원자로 기업 테라파워로부터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의 SMR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SMR 시장은 2022년 57억 달러(약 8조3431억원)에서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에는 68억 달러(9조9532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