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불법 채굴꾼 단속 명분 식량·물 공급 차단…남아공 극단적 조치 거센 비판 직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16010008741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1. 16. 13:57

기아·탈수로 숨진 폐금광 채굴꾼 시신 78구 수습
남아프리카 노동조합연맹, '진행 중인 학살' 규정
AKR20250114029700009_01_i_P4
지난해 11월 당국이 단속령을 내린 남아공 폐금광./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불법으로 금을 캐는 채굴꾼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식량과 물 공급을 차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 사망자가 78명이나 발생,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남서쪽 약 156km에 위치한 스틸폰테인 폐금광에서 수개월째 갇혀있던 수백 명 중 이날까지 최소 100명이 기아와 탈수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은 78구에 달한다.

남아프리카 노동조합연맹(SAFTU)은 이번 사건을 '진행 중인 학살'이라고 규정하며 정부가 "인간성을 결여한 행동"을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SAFTU는 "채굴꾼들이 불법 활동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다"며 "그렇다고 해서 굶어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광부가 촬영한 영상에는 비닐로 싸인 다수의 시신과 함께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야윈 채군꾼들의 모습이 담겨 충격을 줬다. 남아공 경찰은 이날까지 갱도에서 16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불법 채굴꾼들 대부분은 레소토나 모잠비크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이다. 이들은 지하 2.5㎞ 깊이의 폐금광으로 무단으로 들어갔으며, 남아공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남아공 당국이 이처럼 극단적 조치를 내린 것은 불법 채굴로 연간 약 10억달러(약 1조 4560억 원)의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