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역대급 ‘홍수 또 산불’..지구촌 기후변화 재앙과 판타나우의 눈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1.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825010013772

글자크기

닫기

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08. 25. 12:05

PEP20200913140001055_P4_20210825071007221
세계적 열대 늪지 판타나우가 화재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합
올 여름 지구촌 곳곳이 전에 없던 역대급 폭우·폭우·폭풍·지진·가뭄 등의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의 재앙이 생각보다 일찍 다가오고 있다며 지금 판타나우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환경전문매체 ‘다운 투 어스’ 및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24일(현지시간)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 우림과 함께 남미 대륙의 생태계 보고로 꼽히는 세계적 열대 늪지 판타나우가 기후 변화 영향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와 대학·정보기술(IT) 기업 등의 참여조직 맵비오마스가 조사한 결과, 1991년부터 30년간 판타나우에서 지표수가 무려 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반도 크기인 판타나우의 소멸은 시간 문제가 된다.

3500여종의 식물과 수 백종의 조류·포유류·파충류 등이 서식하는 판타나우는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가장 상징적인 곳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인간의 무단 벌채와 방화 행위, 정부 당국의 무관심으로 판타나우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다고 알렸다.

문제는 이런 재앙이 오지를 넘어 이제 인간을 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기록적인 대홍수로 수 백명이 숨지고 중국 허난성에서는 ‘1000년만의 폭우’라는 현지 표현대로 어마어마한 비 폭탄이 퍼부었다. 역대급 폭우는 미국 테네시주에도 하루 432㎜의 강수량을 남겼다. 기후 연구 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은 서유럽 대홍수 등을 토대로 기후 변화가 강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1.2도 오른 현재와 기온 상승 전 과거를 비교한 결과, 강우량은 최대 19% 증가했고 대규모 수해 발생 가능성은 1.2배에서 최대 9배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비뿐만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시베리아·터키·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프랑스 등은 거듭된 대형 화재로 수 천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아이티에서는 7.2 강진이 덮쳐 2000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화재는 지구 온난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더욱 경종을 울린다. 즉 고온 건조해진 탓에 불이 나고 그 불이 또 탄소를 배출해 기온이 올라가는 악순환이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를 인용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화재로 무려 343메가톤(3억4300만톤)의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우려했다. 코페르니쿠스 선임과학자인 마크 패링턴 박사는 “올해 7월 전 세계 산불로 나온 탄소 배출량은 기존 최대치인 2014년 7월보다 20% 가량 많다”고 말했다. 이는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부른 기후 변화가 올 여름 극한의 산불 재난을 촉발한 핵심 요인이 됐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확인했다. 헬름홀츠 해양 연구소의 기후 과학자인 모지브 라티프는 “1990년 이후 세계 탄소 배출량은 60% 늘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생태계 보고’ 판타나우를 집어삼킨 기후 변화의 재앙이 향후 인간 삶에서도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걸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EU 재난위험관리국의 기상학자 제수스 산미구엘 아얀스 박사는 “산불 취약지역이 지중해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과학자인 마이클 만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기후변화는 이번 여름에 목격된 가뭄·폭염·홍수·초대형 폭풍 같은 기상 이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는 향후 극단적 형태로 실시간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