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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아들’ 대선 후보로 ‘컴백’…리비아 첫 대선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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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11. 15. 13:56

LIBYA-ELECTION/GADDAFI <YONHAP NO-3274> (via REUTERS)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스람 카다피(49)가 14일(현지시간) 다음달 24일 치러지는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해 서명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스람 카다피(49)가 다음달 24일 예정된 리비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로 등록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BBC에 따르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성명에서 사이프 알이슬람이 남부지역 세브하에서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현지매체의 영상에서 그는 아버지인 카다피가 좋아했던 베두인 전통 복장을 하고 선관위를 방문해 입후보 절차를 밟았다. 그가 이슬람 경전 쿠란을 인용해 짧게 연설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한때 카다피의 총애를 받으며 ‘넘버 투’로 꼽히는 실세였다. 그러나 2011년 카다피가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중봉기로 쫓겨나 피살된 뒤 반정부 시위를 무력진압 혐의로 6년간 구금돼 2017년 궐석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같은 해 6월 석방됐지만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다가 지난 7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정치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BBC는 사이프 알이슬람의 ‘컴백’에 대한 반응은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됐던 옛 정권을 그리워하는 국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재정권이 무너진 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은 가운데 당시의 탄압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사이프 알이슬람이 유력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사이프 알이슬람의 대선 후보 자격은 반론 제기 여부에 따라 아직 최종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2011년 그에 대해 반인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아직 영장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외신들은 카다피 아들의 출마로 리비아 대선의 구도가 동서 지역 대립, 선거법 미해결 문제, 무장 단체 간 충돌 등에 더해 복잡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축출 이후 내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통합정부와 동부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한 라이벌 세력이 대립해오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유엔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고 리비아는 첫 대통령 직접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번 대선엔 동부지역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 등도 출마할 예정이다.

다만 인권단체들은 이번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뤄질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각국과 국제연합(UN)은 선거를 방해하거나 결과를 조작하려는 세력은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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