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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딥임팩트’가 현실로…사상 첫 소행성 충돌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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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9. 27. 14:28

US-NASA-SPACE-DART <YONHAP NO-2486> (AFP)
미국 플로리다의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의 TV화면에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에 충돌하기 직전의 사진이 송출되고 있다./사진=AFP 연합
인류가 영화 '딥 임팩트'처럼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걱정을 덜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 방어를 위해 발사한 우주선이 목표 소행성과 충돌해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인류가 우주공간에 있는 천체의 움직임을 변화시키려는 첫 시도였다.

AP통신에 따르면 NASA는 소행성 방어 실험을 위해 발사된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26일(현지시간) 오후 7시 14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 지구에서 약 1100km 떨어진 심우주에서 목표 소행성인 '다이모르포스(Dimorphos)'에 충돌했다고 밝혔다.

DART 우주선은 지구 충돌 궤도로 다가오는 소행성에 충돌하는 전략에 따라 '운동 충격체'가 돼 시속 2만2000km의 속도로 소행성과 충돌했다. 일반적으로 운동 충격체 전략은 핵탄두를 이용한 소행성 파괴 전략보다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우주선이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의 이미지를 전송하고 신호가 끊기자 관제센터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NASA 행성과학 책임자인 로리 글레이즈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위험한 소행성 충돌 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갖춘 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이번 작전에는 총 3억800만달러(약 4290억원)가 투입됐으며 우주선 충돌로 실제 다이모르포스의 궤도에 변화가 있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된다. 지름 160m 크기의 다이모르포스는 780m 크기의 '디디모스(Didymos)'를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하는데, 이번 충돌로 10분 가량 공전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소행성의 예상 궤도가 1%가량 변화하는 것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수년 동안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2년 뒤 유럽우주국(ESA)과 '헤라(HERA)' 미션을 통해 우주선 본선과 큐브샛(소형 위성) 두 대를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에 파견하고 충돌구 크기, 궤도 변화 등을 정밀 관측할 계획이다.

AP는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가 지구를 위협하지 않는 위치에서 오랫동안 태양 주위를 맴돌고 있어 이번 실험에 이상적 목표였다고 전했다. NASA도 이번 충돌실험으로 인한 지구충돌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실제 소행성 대상으로 실시한 첫 시도다. 충돌 결과에 상관없이 우주선이 10개월여 비행 끝에 목표한 작은 소행성에 정확히 충돌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실험으로 관측된 결과물은 실험실 내 충돌 실험을 통해 마련한 컴퓨터 모델을 개선해 지구 충돌 코스로 다가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NASA의 수석 과학자인 캐서린 캘빈은 약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혹은 화산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공룡시대의 마감을 언급하며 "공룡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는 우주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행성 충돌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은 수십 년 전부터 다양하게 연구돼왔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에 4800만km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근접 천체 및 지구 궤도와 교차하는 궤도를 가진 소행성을 주목하고 있다.

지구근접 천체 중 크기가 140m가 넘는 것은 2만5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1만개의 소행성만 발견됐다. 또 지구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수백 만개의 작은 소행성 중 1%만 알려져 있다.

미국 하원 우주·항공공학위원회의 돈 베이어 의원은 "소행성이나 다른 우주 물체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거대할 것"이라면서 "충돌 방어 능력은 중요한 장기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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