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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총선 투표율이 8.8%…물가상승률보다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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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2. 12. 18. 16:05

'아랍의 봄' 발원지, 경제난·정치갈등 진통
TUNISIA-ELECTION/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수도 튀니스에서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 로이터 = 연합뉴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실시됐던 총선 투표율이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야당 연합체의 보이콧에 따른 결과라고는 하지만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에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튀니지 선거관리 당국은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투표율이 8.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2011년 튀니지에서 민중봉기 '아랍의 봄'이 발원한 이후 열린 선거·투표로는 가장 저조한 투표율로 11월 물가상승률인 9.8%도 밑도는 수치다.

이번 튀니지 총선은 대부분의 정당이 선거가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한 강화를 위한 방편이라며 보이콧한 가운데 치러졌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2019년 10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당선됐지만,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척결이라는 기치 하에 지난해 7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기능을 정지시킨 바 있다.

올해 의회 해산에 이어 지난 7월 대통령에 막강한 권력을 집중시킨 개헌까지 통과되자 사이에드 대통령의 행보가 튀니지를 과거 독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이날 심히 저조한 투표율이 나오자 야당 연합체 '전국 구원 전선'은 사이에드 대통령이 정통성을 상실했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연좌 농성을 촉구했다. 의회 해산 전에는 야당 연합체에 속한 이슬람계 엔나흐다가 의회 해산 전 다수당이었다.
야당 연합체가 사이에드 대통령이 추진하는 일련의 정치 개혁을 쿠데타라고 비난한 적은 있었지만, 퇴진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야당 연합체 지도자 나지브 체비는 "이 순간부터 우리는 사이에드를 불법적인 대통령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짧은 과도 기간을 거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국민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튀니지는 북아프리카 일대를 휩쓴 '아랍의 봄' 봉기의 발원지로 중동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심각한 경제난과 정치적 갈등 속에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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