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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군부 바그너그룹 지원 요청설, 쿠데타 사태 국제 분쟁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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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8. 06. 15:11

반서방·친러시아 행보 조짐, 주변국 군사개입 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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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아프리카 니제르 니아메에서 시민들이 군부의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일시 장악한 군부가 친러시아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군부가 과거 니제르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 등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쿠데타 사태가 국제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제르 군부 쿠데타 세력의 지도자 중 한 명인 살리푸 모디 장군은 최근 이웃국가인 말리에서 러시아의 용병 기업인 바그너그룹 인사와 회동을 갖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서방 군사 당국자도 니제르 쿠데타 세력이 말리에 있는 바그너그룹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가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뒤 혼란에 빠진 상태다. 군부를 지지하는 일부 니제르 시민들이 앞서 러시아 국기를 동원한 시위를 벌인 가운데 군부도 외교적 무게 중심을 러시아 쪽에 두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군부는 전날 프랑스와 미국, 토고,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를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또 프랑스와 체결한 군사협정을 종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부는 "니제르에 대한 공격이나 공격 시도는 니제르 군의 즉각적이면서도 예고되지 않은 무력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데타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군부가 바그너그룹을 끌어들이고 주변국과 서방이 반응할 경우 사태가 국제 분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달 말 니제르의 군사 쿠데타를 환영한다며 지원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군부에 헌정 복원을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개입을 경고했던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15개국은 전날까지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잠재적인 군사 개입 권고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델-파타우 무사 ECOWAS 집행위원은 다만 "언제 실행에 옮길지는 각국 정상들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제르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소탕 등을 명분으로 프랑스군 1500명과 미군 1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도 주둔하고 있다. 군부가 반서방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이들 병력은 아직 철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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