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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판매 금지 사우디, 70년 만에 주류 매장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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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01. 25. 16:26

비무슬림 외교관에게 제한적 판매, 암시장 차단 의도
빈 살만 개혁 의지 반영, 외국인에 확대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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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한 매장에서 바텐더가 알콜이 없는 칵테일을 제조하고 있다. / AFP 유튜브 캡처
술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70년 만에 처음으로 주류 판매 매장이 문을 연다고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수도 리야드에 있는 외교단지에 주류 매장을 여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곳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외교관만 술을 살 수 있으며 월별 할당량을 규정하는 등 일정한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술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는 '디플로'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분을 증명해야 하며 본인 외에 친구를 데려올 수 없고 대리 구매도 할 수 없다. 월별 할당량으로는 인당 240포인트가 주어지는데 맥주의 경우 1포인트는 1리터에 해당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규정에는 21세 이하에게 술 판매가 금지하고 매장에서는 적절한 복장을 입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매장은 수주 안에 정식 오픈할 예정인데 이미 개장 준비는 마친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이곳에 가 본 익명의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물건이 충실히 진열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는 물론 술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사우디의 이번 결정은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호텔과 음식점 등에서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들에게 술 판매를 허용하기 전에 사우디가 내딘 첫 걸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아랍국가는 일부 호텔과 식당에서 비무슬림 외국인에게 주류를 허용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을 물거나 구류, 추방을 당할 수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951년 영국 외교관이 사우디 왕자가 권유하는 술을 거절하다 총에 맞아 살해당한 일이 일어나자 다음해부터 술을 전면 금지해 왔다. 이후 외국 대사관을 통해 반입된 술이 암시장에서 팔리는 등 불법 유통이 문제가 돼 왔는데 이번 술 판매 허용 결정은 이와 같은 밀거래를 막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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