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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후동행카드, 우리가 기다렸던 기후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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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1. 30. 15:30

zkf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살이 에이는 듯한 찬 바람이 불던 혹한의 날씨가 지나가고 내일 당장 봄꽃이 피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날이 따뜻해졌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겨울 평균기온만 올린 것이 아니라 매일 우리에게 극한의 경험을 선물해 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당장 기후변화가 유발한 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이렇게 달갑지 않은 선물이 우리에게 더 자주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전 인류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피해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여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를 완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은 전 인류가 고민해야 하는 난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정부는 국가탄소중립 100대 기술을 발표하고 기업과 연구소는 매일 뉴스에 새로운 신기술을 발표하곤 하지만 정작 시민 개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명쾌한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마침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라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기후와 동행하는 카드? 이름부터 확실하게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내용을 살펴보니 서울 시내 그리고 인근 지역까지 일반적인 버스나 지하철을 넘어 따릉이나 한강 리버버스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카드 정책이었다. 일단 무제한이라는 점은 경제적으로 큰 장점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매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이 정책이 흥미로운 점은 지자체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 달성과 시민의 참여가 결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분야 배출량은 763만 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약 17%에 해당한다. 그리고 수송분야 배출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일반적으로 1km 운행할 때 승용차가 210g, 버스가 27.7g, 도시철도가 1.53g, 정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서울시 같은 경우 수송분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기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를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서울시가 내놓은 기후동행카드가 수송분야의 배출량 감축을 이끌어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동행카드가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시민의 참여를 통한 행동 유발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기후변화를 부정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시민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늘 문제는 내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동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이냐이다. 방법을 몰라서 참여를 못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이슈는 그동안 수없이 진행했던 기후변화 관련 세미나, 강연을 통해서도 경험을 한 바 있다. 강연이 끝나면 청중들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제 이러한 질문에 기후동행카드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은 해결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아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기후동행카드는 서울만 대상으로 하기에 수도권 광역 출퇴근자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수도권으로 확대되어야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유사한 정책이 전국 다른 지자체로도 확대되어 간다면 서울시를 넘어 한국의 탄소중립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많은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엄청난 탄소중립 기술은 현재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통한 대중교통의 활성화는 지금 당장 우리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후솔루션임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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