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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韓 구금 선교사 ‘영사접견 검토’…‘협상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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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3. 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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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민 구출활동을 하던 선교사 백모씨가 간첩혐의로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온 11일 백씨의 블라디보스토크 사업장 건물 앞에 현지인들이 모여 있다./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는 간첩 협의로 구금된 한국인 백모씨를 두고 영사 접견권 부여 방안을 검토있다고 밝혔다.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도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만나 우리 국민 신변 안전 보장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백모씨 석방 문제가 양국 주요 현안을 건 정치적 협상카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상황이란 이유에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 측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구금된 한국인에 대한 영사 접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씨가 간첩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는 기밀"이라며 백씨가 어떤 경위로 구금됐는지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를 접촉하거나 탈북을 돕는 개인·단체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했다. 그간 러시아는 우리 뿐 아니라, 우크라 전쟁에 동조했던 국가를 대상으로, 영사문제를 빈번하게 벌여왔기 때문이다. AP통신도 러시아가 지난 한해 동안 외국인 여러명을 구금하고 범죄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동조해 우리측을 적대시 관계로 유도해 정치적 협상카드로 활용하는 '인질외교'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지난해 9월 러·북 회담 이후로 양국은 더 가까워 졌다"며 "눈엣가시로 보이는 한국이 눈에띄게 활동하다가 러시아 당국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도 "러시아는 선교사 인질을 정치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며 "한·러 관계의 현 주소"라고 말했다.

백씨는 추가 조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지난 11일 백씨의 구금 기간을 6월15일까지로 연장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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