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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호국보훈의 달, 경찰 제복의 품격

[기자의눈] 호국보훈의 달, 경찰 제복의 품격

기사승인 2024. 06. 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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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증명사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았다. 6·25 한국전쟁, 6·29 제2연평해전 등 국가를 위해 목숨을 잃거나 희생된 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정한 달이다.

독립운동가, 군인, 소방 등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이들 가운데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찰 제복근무자'들이 있다.

참전유공자인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대표적이다. 문 전 서장은 1949년 제주 4·3 사건 당시 대정읍 주민 100여 명을 살리고, 1950년 군의 예비검속자 처형 지시 이행을 끝까지 거부해 278명의 생명을 구한 경찰영웅이다. 또 일제강점기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벌인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 시대의 올곧은 어른으로서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그는 1953년 경찰을 퇴직한 이후 슬하의 자녀 없이 쓸쓸한 삶을 보내다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생을 마감, 이북5도민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의 독립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생전(1963년) 한 차례를 포함해 총 6차례에 걸쳐 국가유공자 서훈을 추진했다. 그러나 입증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6번의 서훈이 모두 보류됐다.

경찰청은 6번의 서훈 보류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6·25 전쟁 중 경찰 재직 경력을 바탕으로 국가유공자 서훈을 재추진했고, 그 결과 국가유공자 및 국립묘지 안장자격이 인정됐다. 문 전 서장이 사망한지 58년 만에 국가가 그의 헌신을 인정한 것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해 14만 경찰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 한 달 동안 순직 경찰관을 추모하고 이들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가진다. "14만 경찰이 문 전 서장과 같이 언제나 국민을 지키는 사명을 굳건히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는 윤 청장의 말처럼 경찰 제복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경찰 영웅의 헌신도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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